지역음식

대전 묵사발과 충렬사

어느 지역에서 오래 살다 보면 타 지역에서 오는 사람들이 물어보는 것이 있다. 거기는 뭐가 맛있어?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대전에 오래 살았던 사람이라면 칼국수와 묵사발을 가장 많이 언급할 것이다. 사실 별다르게 높은 음식 솜씨가 있지 않아도 만들 수 있는 음식이지만 유난히 많은 것도 사실이다. 대전 구즉 가면 묵마을이라고 불릴 정도로 묵을 음식으로 내놓는 곳이 여러 곳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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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입맛이 없을 때 묵사발이나 묵밥만큼 부담 없는 음식도 많지 않을 것이다. 연한 색깔의 묵을 아이 손가락 굵기로 길게 썰고 김치와 김가루, 파를 넣어 먹는 묵밥은 강한 맛은 하나도 없지만 개운하고 시원해 여름 인기 메뉴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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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즉에서 나름 알려진 음식점은 보리밥을 하면서 남은 걸로 물을 만들어준다.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후루룩후루룩 먹으면서 시장기를 잠재워볼 수 있는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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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지나면서 전통방식으로 가마솥에 메밀가루 물을 끓여 묵을 만들어 내는 곳도 점점 사라졌지만 이렇게 만든 묵을 멸치 우린 국물에 하얀 밥과 함께 말아먹으면 가슴속 한 구석에 따뜻함이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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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을 잘 섞어 보았다. 고소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국물의 맛이다. 메밀묵밥이 맛있기 위해서는 김치가 맛있어야 한다. 이곳의 김치는 아삭아삭하게 삭은 맛을 자랑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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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의 짠맛이 그렇게 있지 않아서 나트륨 걱정을 하지 않고 마셔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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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즉에서 묵밥이나 묵사발을 먹었다면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충렬사를 잠시 돌아보는 것도 좋다. 대전에 오래 살았던 사람이라도 이곳에 충렬사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국가보훈처 지정 현충시설로 황충묘 기슭에 일본에 침략에 항거하다 살신구국한 민영환 선생, 최익현 선생, 이준 열사, 안중근 의사, 윤봉길 의사 등 다섯 분의 위패가 봉안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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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충렬사가 건립된 것은 1968년으로 1997년부터는 다섯 분의 위패 봉안 제향 행사를 가진 이후로 매년 5월 이곳 제단에서 제향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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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가 피어 있는 길을 조금 걸어 올라가면 외삼문이 나온다. 살신구국(殺身救國)이란 단어는 자기 몸을 희생해 나라를 구한다는 말로 이해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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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맛을 찾는 일과 지역의 혼을 찾는 일은 전혀 다른 이야기 같지만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을 누군가에게 알릴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이기도 하다. '구즉묵' 구즉묵은 도토리묵 별칭으로 유성구 봉산동 구즉(九則)마을 주민들이 만들어 먹던 묵이다.


“나는 적성(赤誠)으로써 조국의 독립과 자유를 회복하기 위하여 한인애국단의 일원이 되어 중국을 침략하는 적의 장교를 도륙하기로 맹세 하나이다.”(대한민국 14년 4월 26일 선서인 윤봉길/한인애국단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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