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
"병신 같은 새끼들 아니 독 안에 든 쥐도 못 잡아?"
"독 안에 든 쥐는 아니었고요. 그리고 경찰 수가 부족해서 폴리스 라인이 형성이 안되었습니다. 그리고 인질들이 그렇게 사방으로 뛰어갈지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어떻게 할 거야?"
"지금 서울과 경기도 곳곳에 검문소를 모두 설치했으니 곧 잡힐 겁니다."
"아니 인질극 하며 갇혀 있던 버스에 있었는데도 못 잡았는데 검문소 설치한다고 해서 잡을 수 있겠어? 어쨌든 버스 안에 있던 사람들 이야기는 들어봤어?"
"예 모두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현장에서 잡은 사람 7명의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뭐라도 건진 건 있어?"
"그게 이상하게 그 친구한테 우호적이던데요. 별로 건질게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짧은 시간에 설득되었다는 게 이상하지 않아? CCTV 모두 찾아서 그 버스에 탔던 승객 모두 그놈 하고 엮인 게 있나 뒤져봐."
"예 알겠습니다."
"버스 안에 CCTV는 어떻게 입수했어?"
"예 입수했는데요. 버스에 타고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원을 꺼버려서 건질 것이 없습니다."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것이 없구먼."
"방송 헬기에서 찍은 것 증거자료로 요청하고 꼼꼼히 구석구석... 아 씨발. 머라도 찾아놔."
"예 알겠습니다."
여경이 상황지휘본부 안으로 들어오더니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서울 경찰청장님이 본부장님 들어오시라고 합니다."
"알았어. 넌... 빨리 해결해. 최선은 중요하지 않아 잡는 것이 중요하지."
현이 무사히 인질극을 마치고 도주까지 성공하자. 인터넷과 여론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가족을 살해한 극악무도한 살인범이 아니라 이사회의 숨겨진 진실을 찾기 위한 그런 인물로 포장되었다. 뉴스의 댓글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적시한 댓글도 올라오기 시작했다.
'좋겠다. 버스에 탄 사람 한 명당 10억씩 준다면...'
'우리 가게에도 와서 인질극 좀 해주세요.'
'5만 원권으로 100억씩 전국의 마늘밭에다가 숨겨놓았다는 이야기도 있다는데. 힘들었겠다.'
'현사모로 오세요. 카페 개설했습니다. cafe.daum.net/hyunlove1004'
'가족뿐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잡히지 않은 연쇄살인을 저질렀다는 이야기도 있던데요.'
인질극 하나로 스타 아닌 스타가 되어버린 현은 여론을 돌리는 데에는 성공은 한 것처럼 보였으나 대부분의 보수 언론과 방송에는 공공의 적으로 급부상하였다. 일간지의 1면에는 이런 기사가 실렸다.
'살인 용의자 인질극' 그는 어떻게 현장에서 탈출하였나?
- 경찰 강력범죄 전수조사
범죄자 날로 잔인해져... 주목받지 못하자 더 폭력적
최근 10년간 전국에서 벌어진 연쇄살인 및 극악무도한 살해사건 230건 중 총기를 사용하여 검거된 비율이 10%를 넘어서 30건(13%)에 달한 것으로 타나 났다. 특히 최근 3년간(2013 ~ 2015년) 일어난 살인 사건 30건 중 6건(20%)이 각종 총기를 사용하여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살인범의 범행 방식이 갈수록 잔인하고 과격해지고 있다고 경찰이 2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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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는 "이날 일어난 인질극은 자신의 범죄를 희석시키기 위해 벌인 용서할 수 없는 범죄행위로 자신의 행위로 주목받고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해 더욱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인질극'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경찰은 용의자가 인질극을 벌인 경부고속도로의 경제적 피해가 200억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용의자가 경찰차를 파손하는 등 과격한 행동에 대해 공무집행 죄를 추가하는 등 강력 대응하기로 했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최대한 용의자의 신병을 확보하며 검거하겠지만, 이날과 같이 무고한 시민의 목숨을 위협할 경우 총기 사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 경찰의 계획 없는 대응이 용의자를 놓쳐.
- 용의자가 언급한 6,000억의 무기명 채권 진실일까?
- 왜 인질들은 그에게 동조했나.
- 자신의 행위를 숨기기 위한 인질극은 성공적?
현장에는 가지 못하고 서초 부근에서 있던 소윤이의 스마트폰의 진동이 울리기 시작 었다. 선배다.
"어떻게 되었어?"
"확실한 것은 모르겠는데. 현장은 잘 빠져나간 것 같아."
"그래? 다행이다. 그런데 어떻게 된 거야?"
"그 친구가 계산한 건지 모르겠지만 잘하더라고. 난 적당하게 분위기 탔을때 먼저 나서서 조금 도와줬을 뿐이야."
"뭘 도와줘?"
"그건 나중에 이야기하고. 이제 어떻게 한대. 그리고 그 비자금 이야기 진짜야?"
"나도 방송을 통해 처음 들었어."
"보통은 인질극을 하면 죽고 싶다던가. 누굴 불러달라던가. 돈을 달라던가 그러는데 일반적인 케이스에서 상당히 벗어나서 그런지 참신했어."
"참신하다는 말이 나와? 그 상황까지 얼마나 고민했겠어."
"그렇게 긴장감이 최고로 달했을 때 총을 놓고 무릎 꿇을 줄 몰랐어. 때로는 진실을 담은 정면돌파가 먹힌다는 걸 그때 알았어."
"무릎을 꿇어? 왜?"
"모르지 아무튼 그게 상황을 급 반전시켰어. 그래서 어디로 간지는 알아?"
"대충 직감은 가. 전화 끊어 나도 만나야 해."
"잠깐만. 그런데 진짜 그 돈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소윤은 전화를 끊었다.
"오빠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일단 터트리긴 했는데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
"근데. 그 돈만 찾으면 해결이 되는 거야?"
"돈만으로 해결이 되겠어. 상황적 증거가 될 수는 있겠지만. 그들을 끌어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내야지."
"우선 돈을 찾아야겠네. 아참 어제 오빠 여자친구랑 통화했는데 꼭 전해주고 싶은 것이 있대."
"그래? 나한테 줄 것이 있다고? 그런데 아까 거기서 나올 때 정신없어서 몰랐는데 누군가 앞에 나와서 말한 거 같던데."
"난 거기서 떨어져 있어서 못 들었어. 누가 올려놓은 것이 있는가 찾아볼까?"
"아니야. 그냥 기분이 좀 이상해서."
현이 한숨을 돌리며 잠시 생각에 잠기는 순간 한수희의 개인폰에 문자 하나가 왔다. 'To 현. 현철아 바꾸어 해석해서 나무를 심은 책을 읽어라. 293665101166 (치환된 2진수)'
"이게 뭐지"
"왜?"
"내가 모르는 번호인데 문자가 하나 왔거든 그런데 오빠한테 온 거 같은데 뭔지 모르겠어."
"잠깐 봐봐." 현은 수희의 폰을 받아서 문자를 확인했다. 뭐지? 이 알쏭달쏭한 문자는?
"알겠어?"
"모르겠는데. 이게 대체 뭐야? 혹시 소윤이한테 온건가?"
"그런 거 같은데. 이 전화번호 아는 사람 별로 없어. 전혀 생각 안 나?"
"아버지가 남긴 거 같은데. 뭐지. 좀 생각해봐야겠어."
10명 정도가 모인 회의실에서 한 남자가 앞에 나가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었다. 현의 얼굴이 화면에 띄워져 있었고 다양한 자료사진이 제시되었다. 지금까지의 수사자료나 현의 인질극 장면 등이 언급되다가 마지막에 화면에 띄워진 것은 전날 소윤이의 집에서 몰래 가져온 쪽지 내용이었다.
'현철아 바꾸어 해석해서 나무를 심은 책을 읽어라. 293665101166'
"어제 이 쪽지가 입수되는 대로 바로 분석에 들어갔습니다. 우선 아버지와 용의자가 같은 경험을 공유한 것을 의미하는 것이 90% 확실합니다. 그리고 나무와 관련된 곳에 무언가를 보관했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뒤에 수는 피보나치의 수열로 보이는데 각각의 숫자는 29, 36, 65, 101, 166인데 각 숫자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 용의자의 집에서 가져온 노트북과 회사에서 압수한 노트북의 하드디스크와 메모리를 통해 분석을 했습니다." 제일 뒤편에 앉아 있는 책임자로 보이는 사람이 앞으로 몸을 숙였다.
"그래서 밝혀냈나?"
"그게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인과관계가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이 하는 말이 솔직히 모르겠다?"
"아니 그게... 옛날에 용의자가 살던 아파트 단지의 나무 주변을 파보면 어떨까요."
그 말을 들은 책임자는 책상을 손바닥으로 쳤다.
"다들 들었어? 저 기발한 생각을 들었냐고. 그렇지 옛날에 살던 아파트 단지 조경에 심어져 있는 나무를 파보면 되겠네. 저부서 책임자가 누구야?" 중간쯤에 앉아 있던 남자가 손을 들었다.
"접니다." 책임자는 한숨을 쉬며 그쪽을 바라본다.
"저 친구 대기발령시키고 현이라는 놈이나 빨리 잡아. 너희들은 분석할 생각하지 마." 책임자는 말이 끝나자마자 벌떡 일어서서 문쪽으로 걸어나가다가 잠시 멈춰 서서 발표자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기발해. 기발해. 여기 들어오려고 공부 많이 했을 텐데 저런 기발한 생각을 할 수 있을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