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룡산 송불암 미륵불
화와 복은 서로 떨어져 있는 관계가 아니라 마치 종잇장의 뒷면과 앞면과 같이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화와 복은 들어오는 문이 따로 없고 오직 스스로 불러들일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공자는 스스로 노력하는 자에게 복이 있다고 했는데 복이 뒤집어지면 화이고 화가 뒤집어지면 복이라는 말이다. 노자는 화는 복이 깃드는 곳이고 복은 화가 엎드려 있는 곳이라고 했다.
논산시내로 들어가는 입구와 강경의 경계선에는 오래전에 사용했던 미내다리가 저 끝에 자리하고 있다.
충남에 있는 미륵불중에서 송불암 미륵불은 가장 선이 뚜렷하면서도 미려한 모습을 하고 있어서 묘한 매력이 있었다. 송불암 미륵불이 있는 곳은 황산벌 격전지의 중심이라고 보고 있다. 송불암 미륵불을 중심으로 산직리산성, 청동리산성, 모촌리산성, 웅치산성, 황령산성등이 자리하고 있다.
신라군은 동쪽에서 벌곡면 위쪽과 아래쪽, 양촌면 세 갈래로 5만의 군사를 이끌고 김유신이 들어왔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이곳이 황산벌 격전지의 중심이라고 볼 수 있다.
송불암은 작은 사찰로 소나무와 미륵불이 유명한 곳이기도 하지만 화와 복에 대해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 근처에서 스님이 가다가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청년의 후한 대접을 받고 복이 될 말을 해주었지만 청년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사람의 목숨이 하늘에 달려 있으니 삼 일 후 모친이 갑자기 세상을 떠난다고 말하면서 명당자리를 가르쳐주었다. 범바위골에 묘를 쓰되 황금돌을 건드리지 말라고 전했지만 청년은 돌아가신다는 말에 욱해서 스님을 쫓아내고 황금돌까지 건드리게 된다.
미래에 이 땅에 오셔서 중생을 구해주실 부처님이 미륵불이다. 불상은 화강석으로 조성되었는데 물상의 머리에는 사각의 보관이 얹혀 있으며 눈이 강렬하면서도 코와 입의 선이 뚜렷하다.
손의 형태는 왼손을 가슴에 얹고 오른손을 곧게 뻗은 형태이다. 하단의 받침돌은 연꽃문양으로 불상의 전체적인 형상은 세장한 느낌을 준다.
후세 사람들은 이 소나무를 보면서 노스님의 후신이라고 믿고 있다고 한다. 청년이 황금돌을 건드려서 그곳에 살던 왕벌이 말해준 스님을 쫒아 가 뒷목을 쏘아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그리고 황산벌이 있는 연산마을에서는 10년 홍수, 10년 가뭄, 10년 전염병 등 재앙이 끊이지 않았는데 스님의 넋을 위로하고 마을의 재앙을 막고자 이곳에 부처님을 조성하여 세웠다고 한다.
여름의 연꽃이 조그마한 연못에 소박하게 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앞서 복과 화를 말했던가. 주역에서는 우리의 영혼은 근원인 하늘의 기운과 물질인 뇌를 매개한다고 보고 있다. 영혼의 힘이 강하면 성취하는 것이 많고 영혼의 기운이 많으면 운마저 좋게 한다고 한다. 양의 기운으로 성취하지 못할 바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 역시 부정적인 사람보다는 긍정적인 사람을 옆에 두려고 한다. 복은 화가 엎드려 있는 곳에서 더 강하게 힘을 발휘할 수 있다. 황산벌 전투 이후인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송불암 미륵불은 사람을 품어주는 그런 느낌의 부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