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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26. 2019

괴산의 계곡

갈론계곡을 거닐다. 

괴산을 대표하는 계곡은 화양계곡이지만 사람이 적게 찾으면서도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는 계곡으로 갈론계곡 혹은 아홉 곳의 명소가 있다고 해서 갈론구곡이라고 부르는 곳도 있다. 호젓한 이 계곡에는 유리알 같이 맑은 흘러내려오는 곳으로 물놀이를 하기에도 좋다. 갈론구곡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이 부근에 갈 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살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기도 하다.

갈론계곡의 아홉 명소는  제1곡 갈은동문, 제2곡 갈천정, 제3곡 강선대, 제4곡 옥류벽, 제5곡 금병, 제6곡구암(거북바위), 제7곡인 고송유수재, 제8곡 칠학동천, 제9곡 선국암라고 부르고 있다. 

갈 씨 성을 가진 사람이 많았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갈씨성을 가진 사람을 만나본 기억은 없다. 최근에 측정한 것에 의하면 충북 괴산 쌍곡지구 갈론계곡의 피톤치드 수치가 산림 치유환경 최고 등급보다 높게 나왔다고 한다. 이 지역의 피톤치드를 측정한 결과 4.26 ppt로   속리산 세조길 3.73 ppt, 화양동계곡 3.38 ppt 보다 높은 수치다.  갈론계곡은 속리산 국립공원의 북쪽인 남군자산(827m)과 옥녀봉(599m)에서 발원한 물이 흘러내려온다. 

피톤치드의 수치가 높다고 하니 갑자기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식생활을 건강하게 잘 유지하면 좋겠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 일부러 이런 곳을 찾아오는 모양이다. 

태어나는 순간 모든 사람에게는 배가 한 척씩 부여가 되는 것이 아닐까. 배는 혼자만 탈 수 있다. 부모와 자식 간이라고 해도 언젠가는 자신만의 바다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바다는 자신이 생각한 만큼 크기도 하고 좁기도 하다. 자신의 역량을 생각하지 않고 기질을 생각하지 않고 바다의 크기를 정하면 영원히 목적지에 갈 수 없을 수도 있다. 목적지인 줄 알았는데 항로를 벗어나 낯선 섬일 수도 있다. 여행은 노를 저어가다가 어디 항로가 맞을지 잠시 생각해보게 하는 것이 아닐까. 

산신령도 쉬어간다고 하는 갈론계곡은 벌써 가을이 온 듯 시원하다. 

갈론계곡에 자리한 펜션들은 열린 공간이다. 어떤 펜션에서는 이렇게 마당에 설치 조형물이 있어서 열린 미술관과 같은 느낌을 들게 만든다. 


가을 하면 생각나는 것이 바로 고추잠자리다. 어릴 때는 그렇게 잠자리를 많이 잡았는데 이제는 잠자리를 잡은 것이 언제인가 기억도 안 난다. 

이곳의 마당에 자리한 작품들은 오래되고 이제는 사용하지 않은 철로 만들었지만 디테일이 살아 있다. 갈론계곡과 어울리는 작품이면서 쉽게 접할 수 있어서 좋다. 갈론계곡을 만들어내는 남군자산은 군자산(948m. 칠성면)의 명성에 가려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청소년 수련시설이 들어서면서 알려지기 시작하여 등산로도 잘 나있어, 가족단위 산행지로 알맞은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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