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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26. 2019

괴산댐과 당간지주

가을이 손을 흔든다. 

가을이 손을 흔들고 있다. 이번 주에 비가 내리고 나면 확실히 시원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저만치 있을 것 같은 가을이 어느덧 가까이 왔다. 괴산의 아름다우면서 천천히 걸어보는 산막이 옛길의 지형은 지금의 괴산댐이 만들어냈다. 댐이 건설되면서 물길마저 사라졌고, 마을은 더욱더 오지가 되었는데 그래서 태어난 길이 지금의 산막이옛길이다. 세상과 단절될 수가 없어서 만들어진 길이다. 

남한강의 지류인 달천강을 막아서 축조한 높이 28m, 길이 171m, 유효낙차 20.65m, 부피 4만 9,555㎥의 중력식 콘크리트 댐이 괴산댐이다. 조선전업 주식회사(한국전력공사의 전신)가 1952년에 착공하여 1957년에 준공한 이 댐에  의해 조성된 호(湖)는 괴산군 칠성·문광·청천의 3개 면에 걸쳐 있다.

달천이라는 하천은 저 위의 한강에서 이어지는 강이다. 달천의 물이 달다고 하는데 얼마나 단지는 모르겠지만 임진왜란 시 이여송(李如松)과 같이 왔던 명장 한 사람이 이 달천을 건너다가 목이 말라 물을 마시며 명나라에서 유명한 여산(廬山)의 수렴 약수보다 맛이 있다고 한 것이 유래가 되어 달래강 또는 감천(甘川)이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괴산댐과 달천의 풍광을 보고 내려오는 길에는 괴산 외사리 당간지주가 남겨져 있다. 당간지주가 있는 것으로 보아 근처에 사찰이 있었겠지만 지금은 논외에는 어떠한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외사리 당간지주까지 가는 길은 도로에서도 안쪽으로 걸어서 들어가 봐야 한다.  당간지주는 당간을 걸어 놓기 위해 만들어놓은 돌기둥이나 철기둥을 말하는데 대부분 돌로 만들어지며 철기둥은 한국에 딱 세 개만이 남아 있다. 그중에 대표적인 것은 청주에 있는 철당간이다.

조용하게 적막만 흐르는 공간이다. 외사리 당간지주는 조각 솜씨가 세련되거나 정교하지 않지만 간결한 모습을 보아 고려시대 전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밭의 중간에 자리하고 있어서 한참을 돌아서 안쪽으로 들어가야 당간지주를 가까이 만나볼 수 있다. 

상당한 세월이 지나갔을 텐데 그 시간 동안 오롯이 혼자서 시간을 감내했을 당간지주다. 타고난 본성은 서로 비슷하지만 삶에서 터득한 습성은 서로 차이가 난다고 한다. 머리가 영민하면서도 배우는 것을 좋아하고 아랫사람에게 물어보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우리는 불과 50년만 지나도 상당히 많은 시간이 지난 것처럼 말할 때가 있다. 역사란 50년, 100년은 아주 짧은 시간이다. 그것이 정형화될 수 없다.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139호로 지정된 외사리 당간지주는 간좌(竿座)의 상면에는 2단의 턱을 돋우어 원좌를 내고, 중앙부에는 높은 돌기를 내어 당간을 고정하도록 하였던 당간지주는 쓰임새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 자리에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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