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궁합
한산에 가면 마실 것이 있고 걸어볼 만 곳이 있다.
국내 갈대밭 4개 중 하나로 꼽힐 만큼 유명한 신성리 갈대밭과 전통주로 유명한 한산소곡주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갈대밭은 강의 하구와 바다와 만나는 곳에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자연의 결과물이다. 과거 이곳은 생태계의 보고였으며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교역지로 자리한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백제를 치러 들어온 당나라군이 들어온 공간이다. 대전을 비롯하여 충청북도를 먹여 살리는 젓줄 금강은 이곳에 와서 그 여정을 마무리한다. 소금을 품지 않았던 금강이 이곳에 와서 엄청난 물이 담겨 있는 바다로 나가는 곳이다. 금강하구둑은 민물과 바닷물의 경계에 그렇게 자리했다.
신성리 갈대밭을 구경하고 나서 한산소곡주를 마시면 그 감동이 배가 된다.
백제시대를 이어 내려온 대표적인 전통주인 서천 한산 소곡 주은 한산 지방의 이름난 명주로 빛깔은 청주와 같다고 알려져 있다. 백제시대의 궁중술로 백제 유민들이 나라를 잃고 그 슬픔을 잊기 위해 빚어 마셨다고 알려졌다. 소곡주를 만드는 방법은 찹쌀로 빚어 100일 동안 익힌다. 소곡주라는 이름보다 더 유명한 이름은 바로 앉은뱅이 술로 마시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취하여 일어서지도 못하고 앉은뱅이처럼 기어 다닌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명인이 만든다는 소곡주 생산업체를 찾아가서 소곡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찹쌀(100%)과 누룩을 주원료로 하여 들국화ㆍ메주콩ㆍ생강ㆍ엿기름ㆍ홍고추를 넣은 소곡주는 한산소곡주, 백제 소곡주, 불소곡주라는 이름 등으로도 불린다. 고혈압도 방지한다는 한산소곡주는 선비들이 한두 잔 마시다가 과거를 치르지 못했다는 전설도 있고, 며느리가 술맛을 보느라고 젓가락으로 찍어먹다 보면 저도 모르게 취해 엉금엉금 기어 다닌다는 이야기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한산소곡주를 마셔보면 짭조름한 느낌에 달달한 것이 입안에서 휘감아 도는 느낌으로 도수가 있지만 그 도수를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소곡주의 맛은 일품이라 할만하다. 소곡주는 누룩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는데 밀을 맷돌로 갈아서 나온 건더기만을 모아 물로 혼합하여 비비고 이를 반죽하여 보자기에 넣고 꼭꼭 밝는다. 성형된 누룩은 여러 번의 통풍 과정을 거쳐 발효시키는데 이 과정은 2개월 보름이나 걸린다. 이 정도 기간이 지나야 좋은 소곡주를 만들 수 있는 누룩이 탄생한다. 그누 룩을 이용해 백제의 전통이 살아 숨 쉬는 소곡주가 100일 만에 탄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