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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07. 2015

천북에서 만나는 겨울철 굴의 유혹

바다의 인삼이라는 굴

어김없이 시간은 지나가고 철은 바뀐다. 가을의 단풍을 감상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겨울이 고개를 들이밀고 있다. 이제 20여 일이 남은 2015년이 야속하기만 하다. 그렇지만 겨울에만 먹을 수 있는 굴이 나오는 계절이 돌아왔다. 충청남도에 위치한 천북은 서해안에서 가장 잘 알려진 굴 집산 지중 하나다. 이곳에서 구워먹는 굴찜, 굴구이, 굴밥 맛은 세월이 지나도 잊기가 쉽지 않다. 통영 굴은 알이 굵고 통통한  것으로 잘 알려져있지만 이곳 천북 굴은 그것보다는 알이 좀 작은 편이다. 그러나 입안 가득한 포만감은 덜하지만 맛은 더 좋은 편이다. 



천북 굴단지는 오천항을 지나 10여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매년 굴이 제철인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이곳을 찾는 관광객의 수는 무려 20여만 명에 달한다. 굴과 더불어 겨울철 별미인 물잠뱅이도 보령에서 먹을 수 있는 어종중 하나다. 그러나 성호르몬도 활성화시켜주고 스태미나에도 좋다는 굴을 첫 번째 별미로 꼽을 만하다.

다른 계절에는 이곳이 잠잠하지만 겨울철만 되면 이곳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100여 곳에 이르는 음식점이 성업을 이루게 된다. 바다와 가까워서 그런지 이곳은 짠내가 거리에 가득하다. 제철 맞은 굴을 먹으러 온 관광객들을 잡으려고 아주머니들이 앞에 나와서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 

예약을 하고 가서 그런지 이미 먹기 좋게 굴이 쪄서 나온 상태였다. 굴을 먹기 좋게 익힌 비주얼을 보니 침이 절로 흘러나온다. 소쿠리에 가득 담긴 굴을 불판에 가득 올려놓고 먹는 굴구이나 커다란 냄비에 이렇게 굴을 가득 담아 찌는 굴찜은 모두 제각기 장단점이 있지만 어느 것을 선택해도 그만의 매력이 있다. 

인심 좋은 음식점 주인이라도 만나면 다양한 조개와 소라, 키조개 등을 서비스로 받을 수 있다. 굴을 따는 것은 생각보다 고생스러운 일이다. 사람들은 낭만에 젖어 천북을 찾지만 이곳에서 굴 따는 것을 업으로 사는 사람들은 하루가 고난하다. 그들의 노력 덕분에 관광객들은 겨울에만 맛볼 수 있는 제철 굴을 즐길 수 있다. 

굴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살짝 뒤틀어주면 이렇게 하얀 속살을 보여준다. 옆에서는 불판 위에 가득 쌓아놓은 굴이 익어가며 입을 벌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속살을 드러낸 굴을 떼서 초고추장에 찍어서 먹으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굴 구이를 먹다가 조개를 구워먹는 것도 좋지만 역시 가장 인기 있는 요리는 굴구이이다. 이날 눈은 내리지 않았지만 눈 내리는 추춘 겨울에 이런 불판에 굴을 올려 넣고 굽다 보면 펑펑 소리를 내면서 익어가는  굴을 떼서 먹는 것도 좋은데 2명이 먹는 기준으로 3만 원이면 충분하다. 


겨울철에 미식가들의 발길을 잡아끄는 천북 굴 단지는 보령 겨울 여행의 정점에 있다. 천북에 공급되는 굴은 이 앞바다에서 채취하는 자연산 굴과 밑에서 공수되는 양식굴이 주를 이룬다. 영양가도 높으며 서해안의 대표 겨울 먹거리로 알려진 굴은 굴 채취시기에 맞춰오면 굴구이, 굴찜, 굴밥까지 코스로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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