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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22. 2019

제철음식

홍원항의 암꽃게

얼마만인가.  다시 찾아가 본 홍원항에서는 조금 더 빠른 소식을 접했다. 아직까지는 대도시의 시장에서 암꽃게를 보기가 힘들지만 현지에 오니 역시 빠른 제철 해산물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이날부터 잡히기 시작했다는 암꽃게가 반가웠다고 해야 할까.  태풍의 영향력이 본격적으로 미치지 않았을 때라서 바닷가를 거닐만했다. 호기심을 가지고 이곳저곳을 기웃기웃거리다가 우연하게 암꽃게가 눈에 뜨였다. 

지금은 태풍이 불어서 나가지 못했지만 이날도 모든 배들이 올라오는 태풍을 피해 정박하고 있었다.  상황이 불확실하면 사람들은 특별한 변화가 없는 한 현재 상태가 계속 이어진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모든 위험이나 위기에 대응하는 것은 가장 좋을 때 준비하는 것이다.  

드디어 내일이 되면 계절의 분기점인 추분이 온다.  특별한 절기는 아니지만 다만 춘분과 더불어 낮과 밤의 길이가 같으므로 이 날을 중심으로 계절의 분기점 같은 것을 의식할 수 있다.  추분이 지나면 점차 밤이 길어지므로 비로소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추분점이란 천구상(天球上) 황도(黃道)와 적도(赤道)의 교점(交點) 가운데에서 태양이 북쪽으로부터 남쪽으로 향하여 적도를 통과하는 점이다. 

마른 멸치나 다양한 생선은 보았는데 이렇게 갖가지 해산물과 물고기의 새끼가 말려진 것을 곰곰이 살펴보는 것은 처음이다.  원래 멸치를 잡으려고 내렸던 그물에서 잡히는 것인데 다양한 해산물이 들어가 있기에 반찬을 만들어도 다양한 맛이 난다고 한다.  

이 물고기가 도미 새끼라고 한다.  이 정도 크기 가지고 따로 상사리 국을 만들 수는 없다. 상사리 국은 어린 도미 새끼를 이용한 봄철의 미각을 돋우어 주는 생선국으로 간단한 손님상을 준비할 때 이용된다.  도다리 국과 함께 미로 손꼽힌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암꽃게를 찾아보았다. 역시 홍원항에서의 해산물은 큼직큼직한 것이 시원시원하다. 

1kg을 달라고 했더니 불과 두 마리뿐이 되지 않아서 1.5kg를 구입해본다.  

시의적절한 음식이란 계절에 마땅한 음식, 바로 제철음식이라고 볼 수 있다.  제철음식의 정의는 어렵지 않다. 제일 맛있으며 가성비가 좋으며 제일 요리하기 쉽다. 예를 든다면 이날 먹은 꽃게를 가장 맛있게 먹는 법은 바로 ‘가을 꽃게’를 사서 찜통에 찌는 것이다.  

꽃게를 사 와서 아직 팔딱거리는 게를 올려보았다. 흐르는 물에 칫솔로 살살 닦고 나서 찜 냄비를 준비하면 되는데 모든 갑각류는 내장이 흐르지 않게 뒤집어서 쪄주어야 한다. 가을에도 먹을 수 있는 암꽃게는 1kg에 25,000원에 가격이 형성되어 있는데 잡히는 시기에 따라 가격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으니 현지 시장에 가서 확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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