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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22. 2019

장항역

도시탐험의 새로운 시작점

지금도 철도는 매우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그렇지만 철도는 도시구조를 바꾸었으며 도시와 정부의 운명을 결정하며 때론 탈도시화를 부추기기도 했다. 대도시를 연결하는 철도는 여전히 많이 이용하지만 외진 곳의 노후화도 가속화되었다. 서천의 장항이라는 곳은 일제강점기 당시 가장 활성화된 도시중 하나였다. 근대화 시기에 일제가 한반도에 제련소를 세 곳을 만드는데 삼팔선 이남에는 장항이 유일하다. 북한에 있는 제련소는 풍부한 철광석을 기반으로 한 제련소이지만 장항에 자리한 제련소는 비철금속 위주의 제련을 하는 곳이었다. 

오래간만에 찾은 장항역은 화려하게 변신하여 지난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서천군은 '장항 화물역 리모델링 및 공생발전 거점 조성사업'을 주제로 역사 이전에 따라 폐 역사로 방치됐던 옛 장항역을 리모델링해 '장항 도시탐험 역'을 조성해 새로운 문화 관광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2017년 지역문화 활성화 분야 최우수상, 이번 도시재생 분야 우수상까지 각기 다른 분야에서 3년 연속 수상한 서천군은 지난 24-25일 고려대 세종캠퍼스에서 열린 '2019 전국 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 참가해 도시재생 분야 우수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19세기에 걸쳐 철도는 세계 대부분 지역으로 퍼져나가게 된다. 유럽을 시작으로 미국과 라틴 아메리카, 인도, 중국, 한국 등의 유럽 식민지나 일본 식민지에서도 대규모 철도 건설이 시작되었다. 각 대륙으로 퍼져나간 철도는 화물 운반이 쉬워지면서 경제가 통합되고 비교 우위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장항역 하나만을 두고 보아도 매력적인 공간이라고 볼만큼 잘 조성해두었다.  

장항은 지리적 이점을 가진 곳이어서 조선시대에서도 다양한 물류가 모이고 퍼져 나가는 지역으로 활용되었다.  그러던 장항은 1929년 일본에 의해 장항 일원 갈대밭을 대상으로 간척지 공사와 도시계획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1931년에 장항선이 개통되며 충청. 경기. 강원 지역에서 생산된 미곡이 장항항에서 일본으로 빠져나간다. 

필자는 장항의 오래전 모습을 사진으로만 접할 수 있었다.  장항역이 만들어진 장항은 1932년에 한국 최초 부잔교를 보유한 장항항이 완공되면서 군산의 대안 신도시로 일본인들의 관심을 받게 된다. 1936년 산금 정책을 위해 금을 생산하기 위한 장항제련소가 적극적으로 활용이 된다.  

서천읍에도 극장이 없었을 때 이곳에는 극장이 두 곳이나 있었을 정도로 호황이 있었다고 한다.  

장항 도시탐험 역 2층에는 블링블링한 카페도 자리하고 있다. 카페의 인테리어를 보니 여성분들이 좋아할 만한 느낌을 받게 하였다.  

이 지역의 경제를 견인하던 장항역은 1990년 금강하구둑이 완공되면서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서천군과 군산시가 도로로 연결되고 선로 개량으로 금강하구둑을 경유하여 군산으로 철도가 연결되면서 장항역의 옛 영화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열차 운행 중단으로 방치돼 흉물이 될까 염려했던 옛 장항역은 새롭게 단장되어 지역의 문화·관광 플랫폼으로 도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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