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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26. 2019

숲길과 물길

문경 선유동천 나들길

신선이 거닐 것 같은 동네가 문경의 선유동이다. 선유동을 중심으로 선유동천 나들길 1코스와 2코스가 조성이 되어 있는데 나들길 1코스는 운강 이강년 기념관에서 학천정으로 이어지며 나들길 2코스는 용추 주차장에서 다시 용추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그리 힘들지 않은 구간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달에 인류가 발을 디디고 나서 지금은 우주 엘리베이터가 가능한 시대에 직면하고 있다. 1999년 NASA는 주도면밀한 계산 끝에 폭 90cm에 길이 4,800km의 강철 케이블로 15톤의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한다. 계산에 의하면 2035년까지 20톤 화물을 들어 올리는 우주 엘리베이터를 건설할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인간이 우주로 나아가기 위한 발걸음이 수직으로 이어가는 것이라면 선유동천 나들길처럼 숲길과 물길이 이어지는 공간은 수평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아인슈타인과 네이선 로젠에 의해 시공간의 지름길인 아인슈타인-로젠 다리가 만들어진다. 

아인슈타인-로젠 다리를 쉽게 보여주는 사례는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다. 영국과 환상의 나라로 연결되는 것은 바로 하나의 거울이었다.  그런 시대가 언제 올진 모르겠지만 영화 속에서는 충분히 많이 그려졌다. 아직까지는 선유동천 나들길은 한걸음 한걸음을 가서 문경의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이강년 기념관으로 갈 수 있다.  

나들길을 걷다 보니 저 끝에 도착지점이 보이지만 저 끝에 가면 다시 나들길이 다른 곳으로 이어진다. 이곳을 빠르게 통과할 수 있는 방법은 빠르게 걷던가 뛰어가는 방법뿐이다. 왼발이 나가고 오른발이 나가야 앞으로 갈 수 있다. 물론 왼발이나 오른발만 앞에 두고 갈 수도 있지만 무척 이상한 발걸음이 될 것이다. 

물이 맑기로 소문한 이곳은 2018년 숲길 이용자 만족도 조사에서 무려 93.2점을 받고 전국 최고의 숲길로 선정되었다.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산림청이 서울 둘레길, 강릉 대관령 옛길 등 전국 25개 숲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체험 만족도에서 문경 선유동천 나들길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숲길과 물길을 거닐다가 보면 운강 이강년 기념관이 자리한 곳으로 나온다.  

운강 이강년이 칼을 들고 외세에 맞서자고 외치는 것만 같다.  운강 이강년은 아나키스트였던 박열과 더불어 문경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이다.  신선들이 노니는 골짜기라는 선유동의 비경 7곳을 꼽은 선유 칠곡을 이어가는 선유동천 나들길은 문경 가은의 운강 이강년 의병장 기념관 앞에서 도착한다. 구한말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분연히 일어서 싸우다 끝내 순국한 이강년 의병장의 의로운 정신이 길의 끝에 자리하고 있다.  


한 걸음 다음에 다음 걸음을 기다리지 않고 무언가를 얻으려면 이상한 나라로 가는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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