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감 (色感)

보령 무궁화수목원의 가을

우리는 자연이라는 것을 보면서 가을이라는 의미를 부여한다. 나무는 그냥 자신의 변화를 보여줄 뿐이지만 인간은 의미를 부여하려고 한다. 우리는 나무가 가을의 감성적인 상태에 있다고 말할 수 없다. 나무는 가을을 느낄 수 없다. 자연의 나무의 경우, 우리는 나무가 가을의 심리 상태에 있다고 말하지 않고도, 가을이라는 그것의 표현적 속성을 가진다고 말할 수 있다.

MG0A7888_resize.JPG

보통 사람이 느끼는 가을색감이 무엇인가. 우선 봄과 가을은 그 화사함이 좀 다르다. 봄의 색감은 아련하면서도 연한 느낌이라면 가을의 색감은 짙으면서 조금 더 강렬하다. 오랫동안의 조성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무궁화수목원이 해가 갈수록 다양한 색감이 더해지고 있다. 처음에는 무궁화와 일부 수목만 만나볼 수 있었는데 점차로 많은 수목이 들어서면서 계절마다의 색을 확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MG0A7889_resize.JPG


MG0A7899_resize.JPG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은 각자 나름의 존재 이유와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인간이 자연 만물 중 가장 우월하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것이 지혜와 식견이다. 르네상스의 수많은 예술가들이 자연 만물의 습성과 행태를 관찰하고 탐구하며 사람의 본성 및 행동과의 유사성을 찾았던 지유이기도 하다.

MG0A7915_resize.JPG

보령 무궁화수목원에는 전에 없었던 억새와 핑크 뮬리, 국화가 들어서 있었다. 이제 보령을 가면 무궁화수목원을 꼭 들려봐야 할 이유가 더해졌다. 음식을 잘 만들기 위해서는 자연 속의 음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많아야 한다. 식물도감 같은 것에 관심을 두는 것도 좋다. 명나라 때 왕사진이 편찬한 식물 백과사전인 군방보에는 갖가지 곡물과 과일 및 나물, 꽃과 풀의 종류와 재배법과 효능이 설명되어 있었다.

MG0A7925_resize.JPG

이제 어느새 핑크 뮬리는 전국의 어느 곳을 가도 볼 수 있는 여러살이해풀이다. 같은 벼과 식물인 억새와 닮아 분홍억새라고도 부르는 핑크뮬리는 우리나라에서는 2014년 제주도 휴애리 자연생태공원에서 처음으로 식재됐다가 2016년도에 순천만 국가정원에 핑크 뮬리 단지가 조성되면서 자연생태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MG0A7927_resize.JPG

아침과 밤은 춥기는 하지만 돌아다니며 가을을 느낄만한 온도다. 낮에는 조금만 걸어 다니다가 보면 땀이 날정도의 온도다. 충남 보령시가 올해 늦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지역 관광지 6곳을 추천했다. 오서산 억새밭과 성주산 단풍, 청라 은행마을, 대천해수욕장, 무궁화수목원, 용두 해변 석양 등이다.

MG0A7934_resize.JPG

초기에는 무궁화만을 주제로 만들어지는 수목원이라고 생각했는데 수목이 다양해져서 좋다. 보령 무궁화수목원은 서해안 최대 규모의 무궁화를 주제로 한 수목원으로, 전체면적 23만 9723㎡, 시설면적 7만 1116㎡ 규모로 조성됐으며 무궁화 테마원 등 5개 시설 28종을 갖춰두었다.

MG0A7937_resize.JPG

저 앞으로 소나무가 고고하게 자신의 존재를 보여주며 서 있다. 뒤로 성주산이 보이고 가을 하늘이 펼쳐진다.

MG0A7948_resize.JPG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일상생활 속 이야기를 자신의 느낌대로 글로 표현하는 것이 바로 일상의 미학이다. 일상은 그냥 두면 지나가 버리는 순간에 불과하지만 글로 옮겨 담아놓으면 색다른 의미와 가치로 영원히 남게 된다. 한 사람이 움직일 수 있는 시간과 거리에는 한계가 있지만 글로서 갈 수 있는 거리에는 제한이 없다. 2019년 가을 무궁화수목원의 색감은 이렇게 남겨진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학교의 목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