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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24. 2015

사랑에는 날카로운 이빨이 있다.

100번 연애하면 이해하겠는가? 

원래 연애 이야기를 쓰려고 했던 것은 아닌데 재미로 글 하나를 썼다가 엄청난 트래픽 와 함께 욕도 따라왔다. 100 사람이 있으면 100개의 색깔이 있다. 그게 사람이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 영 아니게 생겼어도 자존심은 엄청난 사람도 있다. 자기 보호본능이 작동한 것이기에 그것에 대해 별로 할 말은 없다. 


분명한 것은 사랑에는 날카로운 이빨이 있다는 점이다. 사랑이라는 달콤한 감정 뒤에는 크고 작은 날카로운 이빨이 있다. 어떤 이들은 여자에게 가시가 있다고 하는데 그것 역시 맞는 말이다. 가시가 있기에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문제(?)는 제대로 된 사랑을 하고 끝난 뒤에 남은 이빨에 물린 상처가 아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문 것처럼 보이지만 기억 속에는 깊게 새겨져 있다. 


예를 들어 사치가 심한 이성, 폭력적인 성향, 도박, 게임중독, 이기적인 성향 등은 다음 이성을 만날 때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만 봐도 놀라듯이 조금만 그런 성향을 띠어도 거리를 둔다. 물론 그중에서 과거에 아팠던 기억을 깨끗하게 잊고 비슷한 성향의 이성을 만나는 '내 머리 속에 지우개'같은 사람도 있다. 많은 이성을 경험해본 사람이 오히려 이성 만나기를 꺼리는 경우가 있다. 즉 이성과 만나서 좋아하고 사랑하면서 관계를 하고 그 끝이 어디인지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아예 시작도 안 하는 것이다. 저 남자 혹은 저 여자 만나봐야 다를게 뭐 있어? 이런 거다. 


그래서 최근에 젊은이들이 선택한 방법이 있다. 바로 썸이다. 썸에는 책임감이나 구속적인 측면에서 약한 연결고리를 가지게 된다. 여성과 썸을 타게 되면 굳이 비싼 선물이나 비싼 곳에 가서 칼질을 안 해도 무리가 없다. 어차피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그냥 좋은 기분만 느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여성 또한 남성에게 큰 부담이 없다. 썸을 타는 대부분의 남성들은 과도한 스킨십을 시도하지 않는다. 


인생을 방해하는 건 사랑이 아니라 사랑의 불확실성이다. - 프랑수와 트뤼포


스킨십의 진도와 여성이 남성에게 가하는 구속력은 정확하지는 않지만 비례하는 성향이 있다. 아직도 한국에서는 관계를 했느냐 안 했느냐로 본격적으로 사귀는 것인가를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다. 게다가 남녀가 사귀는 것은 어느 정도 경제적인 출혈(?)을 동반한다. 한국사회는 이미 고용 불안정한 사회로 접어들었다. 미국같이 고용이 자유로우면서도 새로운 직업을 얻는데 어렵지 않은 것과는 다르다. 한국은 직장에서 나오면 다음 직장을 잡는 데까지의 시간이 긴 편이다. 게다가 사회안정망은 북유럽에 비하면 형편없다. 그러니 이성을 잘못 사귀게 되면 경제적인 타격으로 인해 다음 이성을 만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한다. 결혼까지 약속했을라 치면 이건 머 재앙 수준이다. 어떻게 보면 썸이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도 있다. 


그런 말이 있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너무나 포장이 잘 되어 있어 아무런 관리가 필요 없다. 이성을 한번 잘못 만나면 지옥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탈 수도 있다. 정답은 없다. 사랑은 지도와 나침판이 없이 떠나는 모험이기에 어디로 가던지 간에 함부로 조언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런데 불구하고 조언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많다. 너무 불안하고 상대방을 예측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많은 연애경험이 있는 사람에게는 연애에 대한 일반적인 상식은 있겠지만 결정을 하는 것은 본인이다. 


사랑을 하고 나서 상대방의 이빨에 큰 상처를 입기도 한다. 사람들은 사랑에 쏟아부은 에너지(금전적인 것 포함)가 얼마나 많고 적은지에 따라 좋은 추억으로 남기기도 하고 집착하기도 한다. 남자들이 첫사랑이나 짝사랑을 오래오래 기억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비교적 어린 나이에 사랑이라는 감정을 경험했고 내상을 적게 입은 탓도 있다. 쏟아부은 에너지가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에 좋은 추억으로 남는 경우가 많다. 


사랑은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두 이성이 만나 서로의 이빨을 숨기는 과정의 연속이다. 그걸 대놓고 드러내어서 상대방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는 사람도 있고 상대방을 위해 최대한 감추고 조심스럽게 관계를 이어가는 사람도 있다. 어느 쪽 이든 간에 끝나면 크고 작은 생채기를 상대방에게 남기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아무런 위험도 뒤따르지 않는 길에는 허약한 자들만 보낸다. - 헤르만 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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