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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26. 2015

마션, 훌륭한 리더상

그녀라서 가능했던 구출작전

정치권도 그렇고 한국은 제대로 된 리더를 찾지 못해 표류하는 느낌이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하지만 그 자리에 걸맞은 사람이 되지 않으면 그건 재앙이다. 그 자리가 높으면 높을수록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마션에서 생고생을 한 것은 화성에 표류되었던 마크 와트니이지만 그를 구해내는 작전의 1등 공신은 누가 뭐라 해도 대장인 멜리사 루이스이다. 시기적절한 판단력과 책임감, 팀을 이끌어가는 리딩 능력까지 그녀의 능력에는 흠이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그려졌다. 


화성 탐사팀을 이끌었던 멜리사 루이스 역에는 연기력으로는 흠잡을 데가 없는 제시카 차스테인이 그 역할을 맡았다. 사실 그녀가 한국에 알려진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적지 않은 영화에 출연했지만 그 역할이 크지 않았기 때문인지 그녀의 이미지는 그냥 평범한 배우로 남아 있었다. 작년에 개봉하여 인기를 끈 인터스텔라에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그녀는 크림슨 피크에서 광기 어린 연기로 연기력을 보여주었고 마션에서 이미지를 확실하게 굳혔다. 


리더는 고독해야 한다. 


팀을 이끄는 리더는 팀원들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팀원과 함께 하되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면  안 된다. 그렇기에 치우치지 않는 그런 입지를 고수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팀원과의 거리를 어느 정도는 유지해야 한다. 멜리사 루이스는 1,000일이 넘는 기간 동안 함께한 팀원들과 친밀감을 유지하지만 그와 동시에 어느 정도의 거리감을 유지하는 균형을 보여주었다. 


리더는 인정해야 한다. 


결정해야 되는 순간에 결정을 내리고 팀원을 이끌었던 멜리사 루이스에게 마크 와트니를 화성에 두고 온 것에 대한 책임은 없다. 그건 멜리사 루이스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영역이었기 때문이지만 그녀는 마크 와트니가 아직 화성에 살아 있다는 사실에 큰 책임감을 느낀다. 리더란 그런 것이다. 신의 영역인 자연재해가 일어났다 하더라도 책임을 외면하고 인정하지 않으면 그걸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게 되고 다음에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가 생기면 인정하고 그걸 최대한 예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하면 된다. 외면이나 책임회피는 리더가 할 일이 아니다. 

리더는 판단하고 이끌어야 한다. 


영화 초반부에 화성의 급작스런 날씨 변화에도 불구하고 마크 와트니를 비롯한 일부 팀원은 조금 더 연구성과를 거두기 위해 기다려보자고 한다. 바람이 더 세지면 이륙선이 넘어져서 본선으로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르는 그럼 위험과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간 화성에서의 탐사 욕구는 충돌하였다. 


만약 성과를 위해 그녀가 조금이라도 늦게 결정을 내렸다면 마크 와트니뿐만이 아니라 팀원 전체를 잃어버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 과감하게 떠나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그녀의 결정은 옳았다.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그녀는 팀원들을 이끌고 이륙선으로 향하지만 제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마트 와트니를 잃어버리고 만다. 팀장이라면 모든 팀원을 살려 데리고 가고 싶었을 것이다. 그 순간 그녀는 합리적인 결정을 내린다. 


 

리더는 동의를 구해야 한다. 


결정을 내리는 자리에 있다고 해서 무엇이든지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말이 아니다. 때로는 팀원들의 동의를 얻고 팀원들의 능력을 적절하게 활용하여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도록 조율해야 한다. 그녀는 NASA에서 경력뿐만이 아니라 목숨까지 끝장날 수 있는 마트 와트니 구출 프로젝트를 실행하고자 하지만 다른 팀원들의 경력에도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모든 사람의 동의 없이 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한다. 팀원들은 마트 와트니를 구하고 싶겠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그녀를 믿었기에 가능한 동의였다. 


리더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컬트 롤 패널이나 백업 통신 시스템 같은 모든 안전장치도 떼 버리고 공기저항 등에서 우주인을 보호해주는 에어 로크, 패널까지 떼어버리고 최대 가속도를 얻었지만 여전히 본선에서 떨어져 있는 마크 와트니를 구하기 위해 행동한 사람은 팀원이 아닌 멜리사 루이스였다. 위험이 예상되는 일에 팀원을 보내는 것보다 자신이 직접 하는 것은 다른 팀원에게 귀감이 된다. 


마션에서 마크 와트니가 오래 살아준 건 고맙긴 하지만 마트 와트니보다 더 매력적이었던 것은 대장인 멜리사 루이스였다. 



제시카 차스테인의 다음 작품은 내년 4월에 개봉하는 헌츠맨 원터스 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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