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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02. 2016

커브길에서 멈추지 마라

다음 커브에 희망을 

자동차를 운전할 때 수많은 커브길을 지나게 된다. 커브길에서 운전하는 방법의 기본은 커브길에 진입하기 전까지 속도를 줄인 다음 통과할 때는 가속을 하는 것이다. 운전 하나만 할 때도 수많은 커브길에서 예측하지 못한 순간을 만날 때가 많다. 어떨 때는 정차되어 있는 차를 만나기도 하고 어떤 때는 갑자기 튀어나오는 행인을 만나기도 한다. 그럴 때는 전방을 주시하면서 멈추기도 해야 한다. 그런데 인생의 커브길이라면 어떨까. 


아쉽게도 대부분 인생의 커브길에서 악마를 먼저 만나게 된다. 인생이 그렇게 설계가 된 것인지는 몰라도 대다수의 인생이 그러하다. 만약 천사를 먼저 만나왔다면 생각지도 못한 악마의 출현에 다시는 못 일어날 수도 있다.  인생의 커브길은 대부분 예측하기가 힘들까. 그리고 항상 제대로 흘러가지 않을까. 그건 거기서 멈추었기 때문이다. 다음 커브길까지 갈 용기가 없기 때문에 악마를 만난 순간 멈추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진실이 된다. 



2010년대 한국사회는 존 그리샴(Gresham's law)의 법칙이 지배하고 있다. 그레샴의 법칙이라고 불리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Bad money drives out good)"라는 법칙은 좋은 의도로 만들어진 시스템이라도 감시 등의 기능이 없으면 악화가 양화를 모두 대체해버리는 것을 의미한다. 


16세기의 영국의 재무관이었던 그레샴은 튜더 왕조 시절에 활동했는데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기축통화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 표현을 사용하였다. 여왕의 아버지였던 헨리 8세는 통화에 사용되는 동전의 40%를 은이 아닌 일반 금속으로 대체하여 제조했다. 순은으로 된 것보다 통화량을 늘릴 수 있고 세수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 밖의 방향으로 흘러갔다. 질 좋은 은화는 시장에서 사라져버리고 질이 좋지 않은 은화만 유통되었기 때문이다. 


이 사회가 이래서 안돼라고 생각하는 것은 커브길에서 멈추어버리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도록 놔두는 것이나 똑같은 결과를 초래한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고 다음 커브길까지 갈 생각을 안 하면 영화의 제목처럼 '악마를 보았다'라는 말만 남기고 끝나게 된다. 


인터넷은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그곳에서 생성된 여론은 국민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고 생각했던 시기가 있었으나 지금은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더 많아진 것 같다. 댓글의 여론 형성 자체가 무력화될 만큼 악성 댓글이 넘쳐나고 무엇이 진실인지 더 알기 힘들어지고 있다. 얼마 전 문제가 된 소라넷 문제 역시 인터넷의 역기능이 겉으로 불거진 일부 사례일 뿐이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 사례는 이것 말고도 많다.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떠나는 양심 있는 정치인이라던가 기업의 내부 비리를 고발하고 떠나는 직장인,  바른말은 했지만 떠날  수밖에 없는 언론인, 법조계의 문제를 지적하고 떠난 법조인 등 찾아보려면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개개인은 자신만의 커브길이 있고 그런 개인들이 모여 집단을 이루게 된다. 집단이 커지게 되면 그것이 국가다. 국가가 가는 커브길은 개인이 가는 커브길과 다르다. 그렇지만 맥락은 동일하다. 이번 커브길에서 희망을 보지 못했다고 해서 멈춘다면 다음 커브길에서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는 천사를 만날 기회도 없다. 


어떻게든 나아가야 한다. 이번 커브길에서 없었다면 다음 커브길로 가야 한다. 다음 커브길에서 없다면  그다음 커브길로 가는 것이다. 다음 커브길까지 열심히 전진해서 돌아보면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질지 모른다. 다음 커브길까지 않고 멈추고 이 길에서 살아갈 수 있다. 대신 다시는 새로운 풍경을 만나지는 못하게 된다. 


인생의 커브길에서 악마를 만났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거기서 멈추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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