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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02. 2016

결혼이 어려운 이유

부모와 같이 살면 힘들다.

대한민국의 30대 결혼이 일반화되고 있다. 일찍 이성에게 눈을 떠서 아무것도 모를 때 결혼한 20대를 제외하고 상당수가 30대에 결혼한다. 그런데 30대 초반이라는 나이를 넘기면 희한하게도 중반은 건너뛴 채 후반으로 후딱 가버린다. 중반에 결혼하는 사람도 있지만 주변을 보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부모와 같이 사는 남자 or 여자


나이가 들었는데도 독립하지 않고 부모와 같이 사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결혼하지도 않았다. 니트족일 수도 있고 프리터족일 수도 있다. 그리고 직장은 잘 다니고 있지만 부모와 사는 것에 너무 익숙해진 것이다. 부모와 사는 것과 혼자 사는 것에는 상당히 큰 차이가 있다. 경제적인 독립부터 정신적인 독립까지 온전히 혼자될 수 있는 사람은 연애 역시 독립적으로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


독립에는 두 가지 스타일이 있다. 명절이나 생일등 특별한 일이 있을 때에만 찾는 온전한 독립 상태가 있고 지근거리에 살면서 청소, 음식, 각종 뒤치다꺼리를 해주는 준독립 상태가 있다.


나이가 들었는데도 부모와 특히 편부모와 같이 살면 결혼을 방해하는 이유가 발생한다. 남자의 경우 여자가 해주어야 할 집안일(꼭 여자가 해야 될 것은 아니지만)을 모두 엄마가 해준다. 게다가 엄마는 대가를 바라지도 않는다. 여자를 볼 때 포용력 있는 엄마상을 바란다. 그러나 자신이 결혼할 여자는 엄마가 아니다. 자신은 엄마상을 바라지 않았다고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마음 깊은 곳에 우리 엄마는 안 저러는데라는 생각이 있다.


여자 또한 부모와 살면 결혼을 방해하게 된다. 여자도 집안일이 너무나 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데 엄마가 대부분 해주는데 굳이 고생을 마다할 필요가 없다. 그 고생을 넘어설만한 가치가 있는 남자가 아니면 굳이 결혼을 할 이유가 없다. 성격도 맞아야 하고 능력도 받침이 되는 그런 좋은 남자가 아니면 굳이 만날 필요가 있을까.


연애 시장에도 수요와 공급이 있다. 시장은 연애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정해 주는 사람은 없다. 각자 이성의 수요와 공급이 존재한다. 이 선이 균형적으로 맞으면 모든 사람이 해피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사람의 가치가 높아질수록 수량은 적어진다. 이것이 공급곡선이다.. 가치가 높아질수록 수요는 늘어난다. 이것이 수요곡선이다.. 문제는 경제학에서 다루는 수요공급곡선보다 계산하기가 힘든 변수인 감정이 들어간다는데 있다.


골드미스 - 실버 미스 - 브론즈 미스


수저 계급론이 2015년을 지배하는 주요 이슈였는데 여성들 역시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골드미스부터 그다지 전문성이 필요하지 않은 분야에 근무하는 브론즈 미스(그분들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다.)가 있을 수 있다. 골드미스를 보면 골드미스가 될  수밖에 없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20대 때에는 자리 잡으려고 노력하고 30대 초반에는 결혼 등으로 인해 경력단절은 원치 않아 자신의 의지로 결혼을 회피하다 보니 경제적으로는 여유가 생겼지만 이제 괜찮은 남성은 사라져버린 것이다.


많은 여성들은 사랑과 능력을 모두 가진 남성을 바라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골드미스는 좀처럼 눈을 낮추기가 힘들다. 자신이 어떻게 해서 자리를 잡았는데 시답잖은(?) 남자를 만나 결혼할 수 있겠는가. 본전 생각이 날  수밖에 없다.


외모는 예선이다?


연식이 조금 된 사람들은 다르지만 30대 초반까지는 외모를 보는 사람들이 좀 많은 편이다. 즉 외모는 예선인셈이다. 그러고 나서 본선을 가리기 위한 내면을 보기 시작한다. 이것이 무슨 의미냐고 묻는다면 예선에 통과하지 못하면 본선에 진출할 자격도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뭐가 그렇게 급한지 예선전만 치르고 본선은 가보지도 않은 채 결혼하는 사람들이 있다. 주로 어린 연령대 커플에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결혼하고 보니 현실이라는 벽에 마주하게 된다. 한국의 이혼율 50%는 본선전을 치르지 않은 커플들이 적지 않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도 있다.


사실 결혼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반면 이혼이 훨씬 힘들다. 만약 결혼을 하는데 필수적인 자격을 부여하기 위해 시험을 치른다면 어떨까. 연애학개론, 부모학 총론, 집안일 총칙, 여가학, 요리 공학 원론 같은 것을 두어 시험을 치룬다음에 등급을 나누면 조금 괜찮아 질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사회는 결혼을 못하는 이유를 취업률 문제, N포세 대등으로 몰아가지만 실상 그렇지는 않다. 경제적인 것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모든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게 가장 중요한 이유라면 과거 부모세대들은 어렵고 힘든 삶을 살았어도 결혼을 잘했고 아이들도 잘 키워냈다. 그렇다면 문제는 무엇일까. 다른 사람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나의 선택보다 타인의 시각과 간섭이 더 중요하다. 친구가 이런 조건에서 결혼했는데 내가 저 친구보다 못한 것이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동거를 강추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 역시 이혼율을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하리라 생각이 든다. 부모 밑에서 살면서 가끔 만나는 것으로 이성을 절대 알 수 없다. 함께 사는 것과 연애를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동거하지 않고도 그 사람의 숨겨진 내면을 알 수 있다면 그럴 필요는 없다. 동거 어떤 누군가에게는 흠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드라마는 없다.


여자들의 10대의 꿈은 화려하다. 여자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변화해가지만 남자는 나이가 들어도 대부분 단순하다. 남자는 성적인 것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거기에 내 아이를 낳아줄 수 있는 건강한(?) 예쁜(?) 여자를 원한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도 젊은 여자를 좋아하는 경향(건강한 자신만의 후손을 생산하겠다는)이 있다. 여자들은 조금 다르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생기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과 인정하는 사람으로 갈리게 된다. 능력도 있고 요리도 잘하고 자상하고 때로는 이벤트도 해주는 그런  드라마나 예능에서 보이는 꾸며진 남자는 별로 아니 거의 없다.


성숙된 결혼을 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이 독립적으로 될 때 가능하다.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부유하지는 않지만 경제적으로 독립되어 있고 심리적으로 완전히 독립되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누구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는 아니지만 이성이 다가왔을 때 그다지 바라는 것이 없이 편안하게 그냥 상대방을 인정해줄 수 있는 그런 상태가 될 때 정상적인 연애도 가능하고 연장선상에서 행복한 결혼도 가능해진다.


상대방은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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