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신 (處身)

밤의 불을 밝히는 논산 시민공원

나아감과 물러섬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손에 꼽는다. 옛 사람인 풍석 서유구라는 사람은 1842년에 일흔아홉이라는 나이에 자신의 평생을 다섯 가지를 낭비한 삶이었다고 적었다. 출세에 마음을 빼앗겨 세운 뜻을 잃어버리고 이리 살피고 저리 살피느라 주저하고 머뭇거려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던 것을 낭비라고 회상하였다. 버나드 쇼가 자신의 묘비명을 우물쭈물거리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고 쓴 것과 맥락이 닿아 있다.

MG0A3627_resize.JPG

처신은 바로 나아감과 물러감의 균형점을 어떻게 찾으냐에 따라 달라진다. 나아갈 때는 과감히 나아가고 물러설 때는 주저 없이 돌아서는 것은 후회 없이 사는 것이 아닐까. 아무리 나아가가도 괜찮은 것은 지속적인 운동을 위한 걷기다. 자신의 일상을 방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운동하는 것은 잃는 것이 거의 없는 좋은 나아감이다.

MG0A3630_resize.JPG

논산 시민공원은 밤에 운동하기 좋게 만들어둔 곳이다. 시민들을 위한 곳이라고 할 만큼 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고 여름이면 여름대로 물놀이를 즐기고 가을이면 가을대로 운치 있게 가을을 느껴볼 수 있다.

MG0A3632_resize.JPG

일본과 갈등을 만들어낸 일제강점기의 아픈 위안부 소녀상도 논산시민공원에 자리하고 있다. 올해도 겨울을 이겨내고 내년에도 다시 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아직도 일본과의 갈등은 해소되지 않았지만 그 시절을 살아왔던 분들을 기리는 공간이다.

MG0A3637_resize.JPG

조명이 적절하게 설치가 된 덕분에 물 위로 그림자가 명확하게 보인다. 이번 주 토요일이 대설이라고 하는데 그때 얼마나 많은 눈이 내릴까. 원래 재래 역법의 발생지이며 기준 지점인 중국의 화북지방(華北地方)의 상황을 반영하여 붙여진 것이기에 한국과는 다를 수 있다.

MG0A3646_resize.JPG

논산시내에 있다면 더없이 좋을 논산시민공원이라고 할 정도로 이쁘게 잘 조성된 공원이다. 평탄하게 조성되어 있는 공원은 신체적인 약자도 쉬엄쉬엄 걸어볼 수 있다. 걷다가 아래에 그려져 있는 그림은 어떤 의미로 그려놓았을까. 논산시민공원의 바닥에는 대부분 음악과 관련된 그림이 많다.

MG0A3649_resize.JPG

자신의 몸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걷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자아가 건강하게 분화된 경우에는 개별성과 상호성을 같이 지니게 된다. 나와 너와 우리가 함께 공존하는 것이다. 건강을 챙기는 것은 자아가 건강한 것으로 나를 위해 혹은 때론 너를 위해 하는 일상의 행동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시장의 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