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소설쓰기

사랑은 그렇게 거꾸로 간다.

01-3. 태양과 지구의 다른 매력

"사람들은 자기 객관화도 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조언을 하는 경향이 많이 있습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아픔이 있고 여전히 잊지 못하고 살아가기도 합니다. 어떤 존재들은 아예 그 존재가 없어서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격려한다고 생각하는 조언 중 안 좋은 사례는 상대방이 그 상황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고 바꿀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들쑤시는 것입니다. 그럴 때는 어설픈 격려가 아니라 그냥 가만히 들어주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의 말이 끝나자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던 여학생이 손을 들었다. 세준은 그녀에게 말을 하라는 듯이 제스처를 취했다.

"그렇다면 가장 좋은 격려는 현실을 인정하게끔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세준은 그녀의 말을 듣고 한 발자국 앞으로 걸어 나왔다.

"현실을 인정하라고 해서 모든 불행을 속수무책으로 받아들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어떤 방향이든지 간에 벗어날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할 필요는 있습니다. 모두가 자신이 처한 입장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용기를 가진 사람이라면 고통이 단번에 사라질 것이라는 환상은 품지 않습니다. 받아들이면서 서서히 변화시켜가는 것이죠. 무엇보다도 변화한다는 점 자체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고통스러워서 변하고 싶은 용기마저 없다는 것은 희망마저 없어지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남자 학생이 손을 들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 사회가 그런 희망마저 공정성에서 벗어나게 만든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런 사회에서 청년들이 어떤 미래를 볼 수 있을까요."


"공정한 세상은 없다는 사실은 인정해야 합니다. 공정하게 보이는 시험까지 도달하는 그 과정조차 공정하지 않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각자 다른 재능과 자산을 가지고 있는 각자의 사람들은 선택해야 합니다. 자신이 얻을 수 있는 것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죠. 자신의 인생은 체를 쳐서 의미가 있고 가능성이 있는 것을 발견해가는 과정입니다. 인생은 모든 단계와 연령에서 저마다 중요한 가치를 지니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시간뿐입니다."

다시 아까 질문을 한 여학생이 손을 들며 입을 뗐다.

"솔직히 사람들은 나쁜 이야기 혹은 다른 사람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너무 관심을 많이 가지는 것 같습니다. 이 것이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교수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맞습니다. 사람들은 좋지 않은 이야기가 기반이 되는 부정 편향에 더 좋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자신과 전혀 상관이 없을 연예인의 이혼 소식을 이득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입에 올리죠. 게다가 당사자가 된 것인 양 잣대를 들이대죠. 제가 최근에 20대 후반의 여성에게 조언을 요청받은 적이 있습니다. 매일 똑같이 일을 하고 광고글을 쓰고 일상생활을 하지만 마음이 항상 공허하고 왜 살아야 하는지 모른다는 고민이었습니다. 제가 뭐라고 대답을 해주었을까요."

"열정을 가지고 살라고 말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 사람은 자살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하면서도 돈은 열심히 모으고 있었습니다. 돈은 그 자체가 인생의 목적이 될 수는 없습니다. 만약 돈에 구애를 받게 되면 돈을 벌지 못하는 혹은 일한 돈을 받지 못하는 그 순간이 너무나 괴로운 나머지 나머지 시간을 소모하게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마음의 문을 열고 다른 가치를 발견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은 채 주어이지도 않은 인생의 중압감으로 공허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면 그것은 자기 스스로 초래한 결과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세준은 다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면서 나머지 주제의 강의를 진행했다. 2시간가량 진행된 사회이슈와 생존 등을 다룬 이야기들이었다. 학생들과의 대화에서 2020년의 변화는 생각보다 복잡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 마지막 주제입니다. 여러분들은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는 태양과 그 빛을 받아야 아름다워질 수 있는 지구 중 어떤 존재가 되길 바라나요? 태양이 되고 싶다는 분 손들어보세요."

그러자 강의시설에 있던 학생들 중 과반이 넘게 손을 들었다.

"그렇다면 지구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분"

태양이 되고 싶다는 학생들의 반수 정도가 손을 들었고 손을 들지 않은 학생들도 눈에 뜨였다.

"세상에는 모두 같은 형태와 방향으로 살 수는 없습니다. 태양과 지구에 존재하는 원소들의 상당 부분은 서로 공유되기도 하고 다른 별에서도 발견이 됩니다. 성분의 관점으로 볼 때 하나의 물질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람 또한 그렇습니다. 겉으로 보이게는 생물학적으로 유사해 보이지만 살아가는 방법에는 차이가 많이 있습니다. 평균수명이 늘어 100년이라는 시간 동안 무엇이 될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주도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면서 가되 혼자 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만들어주면서 가는 것입니다.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성공했다고 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때론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고 빛을 나게 해 주면서 사는 것이죠. 저는 이걸 가능하게 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가끔 생각하는 것이지만 촉감은 후각이나 청각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인간관계에서 접촉은 촉감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이듯이 여행지에서 만나는 도시도 접촉을 통해 그 이미지가 형성이 되다. 좋은 냄새나 노래를 느낄 수 있는 후각이나 청각은 무뎌지거나 질릴 수도 있지만 촉각은 무리해서 하지 않는다면 시간에 상관없이 좋은 감각을 유지할 수 있다. 선희는 예술적인 감성을 느끼기에 위해 해외여행을 가기도 하지만 낯선 도시에서 느끼는 맛을 채색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어떤 도시의 맛은 근사하게 채색하여 작품으로 표현을 할 수도 있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사랑은 그렇게 거꾸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