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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03. 2020

뭘 먹지?

망향휴게소의 맛

필자가 생각할 때 때론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뭘 먹을까다. 먹고사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기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밥을 먹었는가를 물어보는 것은 가장 기본적으로 해야 할 질문이 아닐까? 아무튼 요즘에는 휴게소에서 식사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졌다. 최근 보면 대동소이한 맛에서 벗어나 휴게소마다 맛을 차별화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인과 함께 여행을 다녀오다가 무얼 먹을지 고민하다가 천안지역의 망향휴게소를 선택했다. 

망향이라는 단어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요즘에는 휴게소마다 색깔을 가지기 시작했다.  망향휴게소는 열린 미술관이라는 곳도 있지만 맛이 있기에 기억을 한다. 망향이라고 하면 김상용이라는 시인이 낸 시집의 이름이기도 하다. 그중 가장 유명한 시중 하나는 '남으로 창을 내겠소'다. 오래간만에 남으로 창을 내겠소라는 시를 읊어본다. 강냉이가 익걸랑 휴게소에 들러서 찐 옥수수 하나 정도는 먹어도 좋지 않을까. 


남(南)으로

창(窓)을 내겠소.


밭이 한참 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누군가의 기증에 의해서 오래된 우리의 역사를 엿볼 수 있도록 망향휴게소에 전시가 되어 있다. 5~6세기의 고구려 토기부터 신라토기의 형태를 잠시 쉬면서 살펴볼 수 있다. 

닭을 우린 명품 닭개장과 시래기 보리비빔밥을 주문했다.  고기가 들어가 있는 음식과 자극적이지 않은 상이 가볍게 차려진다. 닭으로 맵게 끓인 국을 육개장에 비유해 ‘닭개장’이라고 하는데 닭을 푹 삶은 다음 살을 뜯어서 갖은양념을 해 육개장처럼 맵게 끓인 것으로 주로 여름철에 많이 먹지만 언제든 먹어도 좋다. 

시래기는 서민들이 먹을 수 있는 가장 가성비 좋은 식재료다. 시래기는 무청이나 배춧잎을 말린 것이다. 새끼에 엮어 말려서 보관하다가 볶아 먹거나 국을 끓이는 데 쓴다. 식이섬유와 칼슘, 철분도 풍부하며 다이어트에도 좋은 것과 닭개장을 함께 나누어서 먹고 나서 현실 속의 고향으로 발길을 한다. 오직 나 자신이 고향이 될 때 그것이 행복이 된다고 한다.  


by. P.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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