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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먹지?

망향휴게소의 맛

필자가 생각할 때 때론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뭘 먹을까다. 먹고사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기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밥을 먹었는가를 물어보는 것은 가장 기본적으로 해야 할 질문이 아닐까? 아무튼 요즘에는 휴게소에서 식사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졌다. 최근 보면 대동소이한 맛에서 벗어나 휴게소마다 맛을 차별화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인과 함께 여행을 다녀오다가 무얼 먹을지 고민하다가 천안지역의 망향휴게소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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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향이라는 단어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요즘에는 휴게소마다 색깔을 가지기 시작했다. 망향휴게소는 열린 미술관이라는 곳도 있지만 맛이 있기에 기억을 한다. 망향이라고 하면 김상용이라는 시인이 낸 시집의 이름이기도 하다. 그중 가장 유명한 시중 하나는 '남으로 창을 내겠소'다. 오래간만에 남으로 창을 내겠소라는 시를 읊어본다. 강냉이가 익걸랑 휴게소에 들러서 찐 옥수수 하나 정도는 먹어도 좋지 않을까.


남(南)으로

창(窓)을 내겠소.


밭이 한참 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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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기증에 의해서 오래된 우리의 역사를 엿볼 수 있도록 망향휴게소에 전시가 되어 있다. 5~6세기의 고구려 토기부터 신라토기의 형태를 잠시 쉬면서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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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을 우린 명품 닭개장과 시래기 보리비빔밥을 주문했다. 고기가 들어가 있는 음식과 자극적이지 않은 상이 가볍게 차려진다. 닭으로 맵게 끓인 국을 육개장에 비유해 ‘닭개장’이라고 하는데 닭을 푹 삶은 다음 살을 뜯어서 갖은양념을 해 육개장처럼 맵게 끓인 것으로 주로 여름철에 많이 먹지만 언제든 먹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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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래기는 서민들이 먹을 수 있는 가장 가성비 좋은 식재료다. 시래기는 무청이나 배춧잎을 말린 것이다. 새끼에 엮어 말려서 보관하다가 볶아 먹거나 국을 끓이는 데 쓴다. 식이섬유와 칼슘, 철분도 풍부하며 다이어트에도 좋은 것과 닭개장을 함께 나누어서 먹고 나서 현실 속의 고향으로 발길을 한다. 오직 나 자신이 고향이 될 때 그것이 행복이 된다고 한다.


by. P.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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