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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03. 2020

서산의 섬

바다 위의 섬 웅도

연애의 시작과 끝은 단둘이 있을 때 느껴지는 지루함으로 알 수 있다고 한다. 좋아하는 사람과 있을 때는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가버린다.  더 이상 사랑하지 않으려 해도 뜻대로 되지 않듯이 영원히 사랑하리라 결심해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한다. 몸이 뻐근하고 움직이기 힘들어도 하고 싶은 것은 하게 된다. 서산 대산읍의 섬 중 유일하게 사람이 살아가는 곳은 웅도라는 섬이다. 사는 곳에도 사랑하는 마음인 애착이 생긴다. 

웅도는 섬의 모양이 웅크리고 있는 곰과 같이 생겼다 해서 웅도 또는 곰섬이라 불리고 있다. 가로림만 내해의 정중앙에 자리하고 있는데 도로가 생기면서 언제든지 건너갈 수 있는 섬이기도 하다. 

웅도라는 섬은 가로림만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어 생태자원도 풍부하여  낙지, 바지락, 굴, 김 등이 있는데 6월 말에서 7월 초에 잡히는 낙지는 연하고 맛이 좋으며 바지락은 쌀뜨물 같이 희고 맛이 시원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저 앞에 보이는 갯벌에서 체험도 많이 하고 있다. 

바닷물이 빠져나간 이 시간에는 저 멀리까지 물이 물러가지만 이곳은 보령의 무창포처럼 하루에 두 번 바닷길이 열렸다.   국립 해양조사원 홈페이지에서 ‘바다 갈라짐 체험 시간’을 확인하면 된다.  풍요로운 가로림만에 둘러싸인 웅도는 예부터 바지락과 굴, 낙지가 마를 날이 없었는데  웅도의 특산물인 바지락 캐기를 비롯해 낙지잡이와 망둑어 낚시, 족대 체험이 가능하다. 

웅도 옆으로 만들어진 데크길을 따라서 웅도의 갯벌을 바라보면서 걸어간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은빛 바다와 광활한 갯벌, 오붓한 마을이 들어온다.  

그냥 계속 열심히 걸어가 본다.  저 돌들은 어디에다가 쓰는 것인지 아니면 이곳에 원래부터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사람이 탈 수 있도록 개조한 드럼통을 사륜 바이크에 기차처럼 줄줄이 연결된 깡통 열차는 웅도의 또 다른 체험 프로그램 중 하나다.  

주민 사랑방인 마을 회관과 1952년에 세운 웅도분교의 앞으로 썰물 때라 배가 홀로 놓여 있다.  

전기 신호를 규칙적으로 만들어 근육을 일정한 박자로 수축시켜 혈액을 뿜어내게 하는 심장 세포의 파동은 자연의 모든 곳에 스며들어 있다. 음파는 진동하는 공기의 파동이며 빛은 전기장과 자기장의 파동이다. 파동은 서로 만날 때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 사라질 수도 있고 아름다운 간섭 패턴이 일어날 수도 있다.  심장이 움직이면서 걸을 수 있는 힘이 있기에 서산의 작은 섬인 겨울 웅도를 돌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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