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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02. 2020

못생긴 고기

서천 특화시장의 물메기

최근 필자에게 어떤 음식이 먹고 싶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제 식모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인가 아니면 나름 요리사로서 자리매김을 하게 되는 것인가.  아직도 주변에는 물메기탕을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것뿐만이 아니라 물메기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도 있다. 바다와 적지 않은 지역이 면해 있는 서천에는 다양한 해산물이 나온다. 그중에서 물메기는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못생긴 고기라고 해서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물메기가 겨울 별미로 자리 잡으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서천시장에 가보니 물메기가 풍년이었다. 

서천시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책을 읽는 소녀의 상이 만들어져 있다. 살다 보면 책에서 삶의 변화를 이끄는 한마디를 얻을 때가 있다. 시장을 가기 전에 책이라도 한 권 읽어야 할 느낌이다.  

서천시장은 참 오래간만에 들러보는 곳이다. 서천시장은 서천 특화시장 농산물동과 해산물동으로 따로 만들어져 있다. 특히 마음에 드는 공간은 해산 물동이다. 

파닥거리는 물고기가 자꾸 상인의 바구니에서 밖으로 빠져나간다. 겨울이지만 무언가 맛있는 것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물메기탕은 그 부드러운 식감 때문에 한 번 먹어보면 그 맛에 흠뻑 빠진다. 겨울의 맛이라는 석화와는 조금 다른 그런 건강한 맛이라고 할까. 

서천 특화시장은 첫째 주 화요일, 매월 첫째 주 화요일이 장날일 때는 개장하며 공휴일일 경우 그다음 날은 휴무한다. 

서천시장의 어느 곳을 보더라도 물메기가 풍년이다. 생긴 것을 규정짓는 것은 인간이기에 아름다운 몸매의 물고기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맛만큼은 보장이 된다. 무와 미나리, 쑥갓이 사용되고 대파와 청양고추, 마늘은 주재료로 사용이 된다. 맛을 내는 데는 간장과 맛술, 고춧가루, 마늘, 달래, 된장, 고춧가루 아주 약간 등을 넣으면 되는데 조금 더 강한 맛을 내기 위해서는 된장을 조금 더 많이 풀면 된다. 

작년에는 서천 특화시장이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서 국내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전통시장에 대한 브랜드 빅데이터 평판 분석 결과 전국 1400여 전통시장 중 20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이 정도 우럭 정도야 가격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활우럭이 아니니 우럭탕이나 찜을 해서 먹으면 좋다.  

지난달은 무척이나 바빴기 때문에 해야 할 것들을 많이 뒤로 미루어 놓았는데 왜 아직도 바쁜지는 모르겠다.  

시장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아귀들은 이런 모습으로 해체가 되어 있다. 구매를 하면 부위별로 잘라서 준다. 아귀는 수육을 하면 맛이 좋다고 하는데 아직까지 수육을 해본 적이 없다.  

요즘에 잡히는 물메기는 알을 실었다고 한다. 이 알은 씻으면 모두 흘러가기에 따로 담아서 따로 넣어야 한다. 알을 유독 좋아하는 누구 때문에 알을 온전하게 잘 끓여야 했었다.  


그러고 보니 이제 새조개의 철이 돌아왔다. 새조개는 서천이나 서산 등에서 많이 잡히는데 새조개는 샤부샤부를 해서 먹었는데 올해 겨울에는 새조개 무침을 해보고 싶다. 오이, 양파, 당근, 미나리 등을 넣고 조물조물 무쳐서 쫄깃한 새조개 무침과 부들부들한 물메기탕과도 괜찮은 조합일 듯하다.  서천시장은 2021년까지 사업비 18억 원을 들여 특화상품 및 서비스 개발, 마케팅 및 홍보 , ICT 융·복합 및 디자인 경영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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