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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02. 2020

생의 방향

칠곡 송정 자연휴양림

직관은 생의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이야기가 있다. 어떤 도시를 알기 위해서는 직접 속으로 들어가서 다양한 모습을 보는 것이 좋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흘러가는 시간에 대한 우리의 개념을 통해 그 세계를 파악하는 것이다. 어떤 공간을 걸을 때 자신만의 내적인 시간에 대한 개념과 동시에 자신이 돌아다니는 공간의 다양하게 흐르는 시간에 대한 개념이 생겨난다. 이러한 두 가지 시간이 겹칠 때 도시의 본질 그 자체에 직접 이르게 된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지역을 가면 도시를 한 번 둘러보고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자연휴양림을 찾는 편이다. 칠곡의 대표 휴양림 중 한 곳인 송정 자연휴양림은 경상북도 칠곡군 석적읍 반계리와 왜관읍 봉계리의 경계에 있는 기반산에 있는 휴양림이다. 주변 도시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다른 지역분들도 이곳을 많이 찾아온다고 한다.  

송정 자연휴양림에는 통나무집과 황토집, 너와집 등의 숙박 시설이 있으며, 물놀이장과 분수시설, 운동장, 야생화단지 등이 조성되어 있다. 기반산에는 송정 자연휴양림이 조성된 것은 2006년이다.  입구의 호수에서 걸어서 올라오면 자생식물단지를 거쳐서 숙박을 할 수 있는 공간과 바비큐장이 나오는데 외부에 공간이 만들어져 있다.  

한가하게 기반산의 자연을 바라보면서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지만 겨울에는 추워서 고기가 항상 옳다는 사람들도 오랜 시간 머물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송정 자연휴양림의 야영장의 아래쪽에 조성된 곳과 위쪽에 조성된 곳으로 나누어서 조성이 되어 있는데 분위기는 위쪽이 더 좋다. 

이곳에서 올라가면 야영장과 취사장이 나오고 조금 더 올라가면 은행나무동, 물푸레나무동, 산벚나무동, 매화 1, 2호, 느티나무동, 소나무동으로 이어진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알차게 시설이 들어서 있다. 

군대 있을 때 행군을 해보면 알겠지만 흙길이 훨씬 더 충격이 덜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몸에도 좋은 길은 흙이 있는 길이다.  흙길을 오랜 시간 걷다가 아스팔트 길을 밟으면 발이 아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매년 가이드라인을 벗어나며 성장하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내가 한계를 깨고 조금씩 확장을 해가면서 변화를 느끼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행복의 기준점이 달라지며 수정이 된다. 친구들끼리 온 것 같은 일행이 겨울의 낭만 캠핑을 즐기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조금 춥기는 하지만 이곳은 아직도 가을 같다는 색감이 펼쳐져 있다.  바닥에 떨어진 흙이나 주변의 나무, 멀리 있는 숲까지 모두 가을의 갈색이 여전했다. 중요한 것은 계절이 아니라 계절에 상관없이 움직이고자 하는 의지가 아닐까. 중요한 것은 신의 목소리가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작은 용기.

송정 자연휴양림의 송정이라는 이름은 송정마을의 이름을 그대로 따서 붙인 것이다.  자생 식물 단지에서 운동장까지 이어지는 산책로는 걸어서 15분 만에 운동장까지 갈 수 있는 거리이며, 산책로를 지나면 자생 식물 단지도 볼 수 있다. 직접 걸어서 올라가 보니 등산로는 가파르거나 위험하지 않아서 산책하기에 괜찮았다.  우리 꽃 자생 식물 단지는 면적 4,949㎡로 감국(甘菊) 외 29종 야생초하류와 산딸나무 외 6종의 낙엽 활엽 교목이 있다고 하니 봄이 되면 식물을 보기 위해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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