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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08. 2020

간장 (─醬)

음식에 오미(五味)를 더하다. 

오래된 한국음식은 시간이 지나면서 침략과 다른 민족의 식재료와 섞이면서 많은 변화가 있어왔지만 장문화만큼은 1,000년이 훌쩍 넘는 그 힘을 가지고 있다.  그중에 간장은 차별화된 조미료의 하나로 야생 효모와 유기산생산균이 번식하여 맛과 향기가 형성되는 독특한 가치를 만들어낸다.  물론 음식을 할 때 간장을 넣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긴 하지만 간장만으로 맛을 내는 음식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간장게장이다.  보통 간장은 메주는 건진 뒤 주물러 새 옹기에 넣고 6개월가량 더 발효시킨 후 메주를 건지고 남은 물은 체에 거른 뒤 달여 3개월 정도 발효시키면 간장이 된다. 

담근 햇수가 1∼2년 정도 되는 묽은 간장은 국을 끓이는 데 쓰이고, 중간장은 찌개나 나물을 무치는 데 쓰이고, 담근 햇수가 5년 이상 되어 오래된 진간장은 깊은 맛이 나는 음식을 만드는데 쓴다. 보통 간장게장과 같은 음식은 간장만 넣지 않고 다른 식재료도 같이 달여서 만들어낸다. 이규보(고려시대의 문인이자 철학자)는 게장을 신선의 음식이라고 평가하기까지 했다. 전국의 유명한 간장게장집 여러 곳을 가봤는데 대부분 밥을 두 공기를 먹게 만든다. 

장애물은 뛰어넘으라고 있는 것, 한계는 도전하라고 있는 것, 간장게장은 간장의 지극함을 알라고 있는 것이지 않을까. 백성들의 생활 속에 전해진 구휼 식품에 쌀·조와 같은 곡물과 함께 장과 된장이 들어 있었다는 것은 고려시대에 이미 장류가 필수 기본 식품으로 정착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철 따라 장 담그는 것을 집안의 가장 중요한 일로 알았으며, 그러한 정성을 다함으로써 우리 고유의 맛이 생겨나고 이어져 지금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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