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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Feb 02. 2020

우해 미더덕

미더덕의 고장 진동면

이 지역을 한자로 해석해보면 소의 바다라고 부른다. 조선의 생물을 다룬 서적으로 대표적인 것은 정약전이 기술한 '자산어보'로 잘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그보다 11년 먼저 쓰인 책으로 우해이어보라는 책이 있는데 김려가 기술한 것이다.  정조 사후에 순조가 왕위에 오른 첫해인 1801년에 진해로 유배를 간 김려는 유배된 지 2년 동안 우해이어보라는 책을 저술하였다. 진해의 다른 별칭이 바로 우해다. 소를 닮은 바다이니만큼 이곳은 우직하면서 조용하고 영양가가 많은 지역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진동항이 있는 진동항의 고현어촌체험마을에서 가장 많이 수확되는 해산물은 바로 미더덕이다.  전국에서 유통되는 미더덕의 70~80%가 이곳에서 생산될 정도라고 하니 미더덕의 고장이라고 부를만하다. 마산합포구 구서분교에서 시작되는 남파랑길 차원 11코스의 중간지점에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산란기를 앞두고 부표를 매단 그물(줄)을 바다에 드리우면 끝이다. 굴 양식처럼 종패를 뿌리거나 물고기처럼 먹이를 주지 않아도, 매달아 놓은 줄에 미더덕이 붙어 저절로 자라는데 진동만 앞바다는 엄마 품속 같은 바다야. 수심이 깊으면서도 물살이 잔잔하고 플랑크톤이 많아. 미더덕 서식 환경과 작업 환경이 딱 맞아떨어지는 지역적이 장점이 있는 곳이다. 

지금까지 미더덕이 가장 많이 생산되는 곳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었는데 이곳에 와보니 미더덕 판매장이 즐비한 것을 보고 찾아보니 진동면이 미더덕이 많이 생산되는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미더덕은 해산물 요리를 하는 데 있어서 가장 가성비가 좋은 식재료다. 미더덕을 넣으면 그 자체만으로도 시원하면서도 감칠맛이 배가 된다.  입안 가득 퍼지는 향긋한 바다 내음은 잊히지 않는 미더덕은 크게 두 가지 종류다. 원래 미더덕이라고 부르는 해산물은 3~6월까지만 잡힌다. 그 이후에 잡히는 것은 돌 미더덕으로 향은 미더덕보다 못하지만 식감은 오도독한 것이 좋다. 

진짜 미더덕은 향도 좋지만 보통 어린아이 주먹만 할 정도로 크다고 한다. 제철 미더덕은 다른 요리에 맛을 내는 부재료로 쓰는 것이 아니라 회와 무침으로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더덕은 겉껍질을 벗겨내면 만질만질하고 얇은 속껍질에 선홍빛 속살이 비치지만 돌 미더덕은 오돌토돌한 것이 돌멩이와 비슷해 보인다. 

멍게비빔밥은 여러 번 먹어봤는데 마치 해삼의 내장으로 비벼먹는 밥과 같이 미더덕의 내장으로 비벼내는 미더덕 비빔밥도 맛있다고 하니 한 번 먹어봐야겠다. 그것도 한철이니 봄에만 먹을 수 있다고 한다.  1,800년대에는 진해에서 정어리가 많이 어획되었다고 기록이 되어 있는 우해이어보에는 방어, 꽃이 등 어류 53종과 갑각류 8종, 패류 10여 종이 소개되어 있으며 어획을 위한 어구들이 기술되어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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