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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공원

환원할 수 없는 자신만의 가치를 찾아서.

근대의 가장 강력한 시를 이루는 학문 전통의 중심에는 작품의 자율성이라는 요청이 있다. 작품이란 작가의 시상의 표현으로도 혹은 이데올로기 작용으로도 환원할 수 없는 고유한 존재론적 지위를 가져야 한다. 어릴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동적인 자아를 가지고 있다.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새로운 경험에 열려 있으며 주변의 사람과 사물의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크면서 사회적 자아를 형성하면서 많은 가능성에 넋을 빼앗기 기도 하지만 뭔가 중요한 것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직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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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옥천에 왔을 때는 보지 못했던 공원이 옥천 IC 옆에 자리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름하여 향수공원이라고 명명된 곳으로 다양한 시도 만날 수 있지만 공원을 거닐면 많은 생각이 정리될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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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시점에 사람들이 삶의 활력을 잃고 권태기를 맞는 것은 자신에게 그토록 중요한 일부를 상실한 것에 대해 내면에서 반항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 나이를 먹게 되면 물질적인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나 사람을 만나 업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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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의 나와는 완전히 딴 사람이 되어버린 것을 느끼고 창의적 에너지는 모두 말라비틀어졌다고 생각할 때 시나 글은 도움이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 우리가 버려야 유일한 것은 경직성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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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조각상들이 있어서 그 의미를 살펴보는데 재미가 있다. 옥천 IC에서 빠져나오면서 본 육각정자도 보인다. 향수공원의 정점은 육각정이다.


"사내다운 남자에게서 찾을 수 있는 가장 큰 아름다움은 여성적인 면이다. 여성스러운 여자에게서 찾을 수 있는 가장 큰 아름다움은 사내다운 면모다." - 수전 손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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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조각상들은 제각기의 의미를 담고 동산에 서 있다. 그리고 다양한 시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정지용의 시외에도 많은 사람들의 시를 만나볼 수 있다. 의구심이 드는 순간이나 실패의 순간에도 목적이 있다. 그 목적은 자신을 강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자신만의 에너지와 방향성을 가진다면 그런 사람의 행동에는 누구도 막지 못하는 힘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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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의 산너머 저쪽이라는 시가 있다. 누가 그곳에 사는 것을 궁금해하면서 계속 물어보는 이야기다. 사람은 항상 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해하며 사는 사람과 자신의 협소한 관점만 생각하며 호기심을 잃어버린 사람이 있다. 시나 글은 사람들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되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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