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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Feb 02. 2020

향수공원

환원할 수 없는 자신만의 가치를 찾아서. 

근대의 가장 강력한 시를 이루는 학문 전통의 중심에는 작품의 자율성이라는 요청이 있다. 작품이란 작가의 시상의 표현으로도 혹은 이데올로기 작용으로도 환원할 수 없는 고유한 존재론적 지위를 가져야 한다. 어릴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동적인 자아를 가지고 있다.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새로운 경험에 열려 있으며 주변의 사람과 사물의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크면서 사회적 자아를 형성하면서 많은 가능성에 넋을 빼앗기 기도 하지만 뭔가 중요한 것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직감한다. 

전에 옥천에 왔을 때는 보지 못했던 공원이 옥천 IC 옆에 자리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름하여 향수공원이라고 명명된 곳으로 다양한 시도 만날 수 있지만 공원을 거닐면 많은 생각이 정리될만한 곳이다. 

일정 시점에 사람들이 삶의 활력을 잃고 권태기를 맞는 것은 자신에게 그토록 중요한 일부를 상실한 것에 대해 내면에서 반항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 나이를 먹게 되면 물질적인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나 사람을 만나 업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어릴 때의 나와는 완전히 딴 사람이 되어버린 것을 느끼고 창의적 에너지는 모두 말라비틀어졌다고 생각할 때 시나 글은 도움이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 우리가 버려야 유일한 것은 경직성일 것이다. 

시와 조각상들이 있어서 그 의미를 살펴보는데 재미가 있다. 옥천 IC에서 빠져나오면서 본 육각정자도 보인다. 향수공원의 정점은 육각정이다.  


"사내다운 남자에게서 찾을 수 있는 가장 큰 아름다움은 여성적인 면이다. 여성스러운 여자에게서 찾을 수 있는 가장 큰 아름다움은 사내다운 면모다." - 수전 손택

많은 조각상들은 제각기의 의미를 담고 동산에 서 있다. 그리고 다양한 시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정지용의 시외에도 많은 사람들의 시를 만나볼 수 있다. 의구심이 드는 순간이나 실패의 순간에도 목적이 있다. 그 목적은 자신을 강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자신만의 에너지와 방향성을 가진다면 그런 사람의 행동에는 누구도 막지 못하는 힘이 생긴다.  


정지용의 산너머 저쪽이라는 시가 있다.  누가 그곳에 사는 것을 궁금해하면서 계속 물어보는 이야기다. 사람은 항상 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해하며 사는 사람과 자신의 협소한 관점만 생각하며 호기심을 잃어버린 사람이 있다. 시나 글은 사람들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되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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