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Feb 26. 2020

침묵의 봄

봄이 오고 있는 음성 자생식물원

환경과 관련된 책으로 그 실상을 잘 보여준 레이철 카슨이라는 봄의 침묵이라는 책을 처음 읽은 것이 1995년이었다. 최근의 사태에서 인간은 자유로울 수 없다. 자신만이 잘살고 편하게 살기 위해 자연과 생명체를 마음대로 취급하면서  인간에게 유해하고 무익하다는 까닭으로 조정을 하려고 한다. 매우 미묘하게 구성되어 있는 자연 생태계의 먹이 사슬이 화학 약품이 사용됨으로써 즉각 죽음의 사슬로 바뀌어 버리는 공포에서 인간은 자유롭지 못하다. 

음성 자생식물원은 조성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처음 조성될 때부터 자주 찾아오는 곳이다. 음성에 갔다가 무언가 생각할 것이 있으면 이곳을 거닐어 본다. 이곳에 올 때마다 근무하는 사람을 제외하고 다른 사람을 마주쳐 본 적이 거의 없었다. 약초원과 다양한 식물을 심어놓고 관찰할 수 있도록 만들어 두었다.  

오늘날 우리는 우리들의 환경 속에 몰래 잠복하고 있는 새로운 위험을 걱정하고 있다. 우리들의 생활방식이 현대식으로 바뀌고 공중위생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지만 여전히 안전하지 않은 상황이 초래된다.  

자생식물원의 흙을 자세히 살펴보니 녹색의 새싹이 땅에서 올라오는 것이 보이고 위에서 흘러내려오는 물이 마치 생명의 물줄기처럼 소리를 내고 있다. 우리들 몸의 내부 세계에도 생태학이라는 것이 있다. 눈에 보이지 않은 그 세계에서 사소한 원인이 굉장한 결과를 유발하기도 한다. 

음성 큰 산 자생식물원에도 봄은 오고 있지만 사람들의 세상의 봄은 침묵을 하고 있는 것만 같다.  아마도 당분간은 그 침묵이 그대로 유지가 될 것이다. 질병과 사망의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외관상으로 전혀 상관이 없는 듯한 여러 요인에 대해 광범위한 연구를 거쳐 집약된 성과를 보아야 한다.  

약 재원 쪽으로 걸어서 올라간다. 자연은 스스로에게 유해하거나 무해한 것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사람들이 다니지 않지만, 갈라진 이 길로 가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마지막이자 유일한 기회이지 않을까. 

필자가 큰 산 자생식물원의 식물과 나무를 보는 것은 몸의 하나하나의 세포이며 다음에는 그 세포의 미세한 조직과 끝에는 조직 내부의 분자의 궁극적인 반응으로 시야에 비추어지는 것이다.  이 순간 자체를 감사하며 살아야 된다는 생각이 든다. 세포는 정상적인 체온에 의해 타며 수십억 개의 불꽃이 한데 모여서 생명의 에너지의 불꽃이 되는 것이다. 봄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봄이 침묵하는 시기는 지나갈 것이다. 먹고 살기 위해 하는 현대의 농업은 인공적이어서 우리가 아는 자연과는 다른다. 그러나 자연과 유사한 환경으로 조성을 한 삼림지대는 다른 세계로 고전적인 생물학적 제거 형태가 가장 잘 이루어지는 곳이다. 삼림에서 자연은 자기의 길을 묵묵히 가고 있다. 억지스럽지 않게 과도한 욕심을 부리지도 않게 행동하며 자연스럽게 봄이 침묵을 깨길 기다려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바이러스 도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