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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04. 2020

탑정리의 봄

탑정리 석탑과 열리는 봄꽃

세상의 모든 꽃이 홀로 피어나지 않듯이 봄꽃은 같이 피어나기 위해 꽃봉오리를 열고 있었다. 한 송이 꽃으로 환생하고자 하는 것이 인간의 열망 일지 모른다. 매실나무라고 하는 매화나무는 장미목 장미과의 낙엽 소교목으로 중국 쓰촨 성이 원산지이며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에 분포하고 있다. 꽃을 매화라고  하며 열매를 매실이라고 한다. 꽃의 색깔에 따라 크게 백매, 청매, 홍매 세 가지로 분류한다.  백매는 꽃잎이 하얗고 꽃받침이 팥죽색을 띤다. 

논산에는 고려 태조 왕건이 창건하게 한 개태사라는 대사찰이 있었기에 적지 않은 사찰과 암자가 탑정리에 산재해 있었다. 탑정리에 자리한 호수는 탑정호라고 부르는데 이 지명은 고려 말 개태사의 비구승 대명이 죽은 뒤 사리가 발견되어 이것을 보전하기 위해 사리 석탑 3층을 세웠는데  충청도 감찰사 이몽필이 삼층석탑의 품위를 높이기 위해 마을의 명칭을 탑정이라 지어주면서 탑정리라고 불리게 된다.  

탑정호의 수변공원이 조성되어 있는 안쪽으로 들어오면 만날 수 있는 이 탑은 고려시대로 추정되는 부도탑으로 본래 현재 저수지의 수몰된 지역에 위치한 어린사라는 절에 있던 것을 일제시대에 저수지 공사를 하면서 옮겼다. 탑의 구조는 기단과 탑신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는 1층만 남아 있어 원래 몇 층의 석탑인지 확인할 수 없지만 기단의 형식으로 보아 고려시대의 석등 양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소박한 석탑이지만 탑의 최고라고 불리는 탑정리 석탑이라고 하니 그 위치만큼이나 풍광이 좋다. 탑정리 석탑이 보이는 위치에서 보면 탑정호에 놓이게 될 긴 출렁다리가 보이게 된다. 아직은 한참 공사 중이라서 언제 그 모습을 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동남부는 대명산(大明山, 181.2m)을 중심으로 해발고도 180여 m의 구릉성 산지를 형성하고 있고, 나머지 대부분의 지역은 해발고도 20여 m 이하의 평야 지대를 형성하고 있는 탑정리를 돌아보는 길은 탑정호의 주변에 만들어져 있는 데크길이다.  

탑정호의 안쪽으로 들어오면 매화가 피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옛 여인들은 쪽진 머리에 매화꽃을 새긴 비녀, 매화잠을 꽂았다고 한다. 이런 매화를 생각하며 피는 꽃이라고 여겼다. 사람들의 마음을 맑고 깨끗하게 해 주며 떨어지는 꽃잎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만큼 고요해야 향기를 맡을 수 있다고 하여 귀로 듣는 향이라고 하였다. 

귀로 듣는 향이니만큼 고요하면서도 수행하는 꽃이라고 불릴만하다. 걸어보며 매화꽃도 만나고 하루의 여유도 느껴보는 것은 정말 소중한 사람 1~2명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때다. 탑정호는 내년부터 많은 것이 변할 것으로 보인다. 탑정호 주변에 수상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와 휴양형 숙박단지를 조성하고 교통 순환 체계를 개선하는 것이  2021년부터 2025년까지로, 국·도·시비와 민자 등 13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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