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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27. 2020

n번째 이별 중

남녀 간의 모든 과정은 의미가 있다. 

X맨의 카리스마 있는 피닉스 역할의 배우 소피 터너가 달달한 연애관을 들고 돌아왔다. 개인적으로 여자에 대해 별로 알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면서 살아왔다. 그냥 그 과정이 그 과정이려니... 굳이 연애에 너무 많은 노력은 하지 말자 주의였다. 어떻게 보면 상대에 대해 그렇게 알고 싶지 않아 했던 것은 분명하다. 어차피 남녀가 만나서 원하는 것은 동상이몽처럼 다를 수 있지만 적당하게 만나다가 적당하게 헤어질 수 있고 결혼이라는 과정이 엮이면 끝이 참 피곤하고 지저분해진다라는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어떤 한 사람과 만나면서 적당히 하면서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한 건 큰 오산이었다. 무조건 같이 붙어 있어야 된다는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방식으로 살아왔던 상대방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참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평생을 알고자 노력해도 모를 수 있다. 살아온 세월만큼 그 사람에게는 수많은 결이 생기고 인생의 흔적이 남는다.  그걸 마치 시간 배당하듯이 만난다고 해서 알 수 있을까. 그건 오만이었다. 생업을 제외하고 온전히 그 사람에게 신경을 쓴다 하더라도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필자로서도 예측하기 힘들다. 그 과정을 무한 반복하면서 사랑을 얻고 싶어 한 물리학자가 있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면서 수많은 이야기를 하고 때론 싸우기도 한다. 그 과정은 연애에 있어서 서로를 맞춰가는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이별의 순간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데비를 붙잡고 싶은 스틸먼이 여러 가지 레퍼토리로 그를 설득하는 장면은 지우고 싶은 연애 흑역사를 어떻게든 바꾸어보고 싶지만 무한 반복할 뿐이다. 그가 무한 반복할 수 있는 데에는  물리학 천재다운 발상으로 사랑을 되찾을 타임머신 어플을 발명해 절친 에반과 함께 시간여행을 떠나는 것에 있었다. 

지인에게 하는 말이 있다. 생각해봤는데 그 사람이 불쾌해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하는 것이 맞는 것이다. 해도 되는 것이 있고 해서는 안 되는 것들도 있다. 그것은 신뢰의 문제다. 상대방이 불쾌해하거나 무척 싫어할 수 있다면 안 하는 것은 상대에 대한 배려다. 

영화에서 보면 남자와 여자의 생각 차이가 어떤 것인지 다시 보게 된다. 충돌이 일어날 때는 충돌이 일어나는 것이 자연스럽다. 충돌을 비켜가기 위해 꼼수를 쓰는 것 자체가 서로 간에 공허감을 만들 뿐이다. 어떻게 충돌로 일어나는 여파를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꿀 수 있을까를 진지하게 이야기하면 된다. 상대방은 긍정으로 생각했다고 하고 상대방을 위해서 한 행동일지라도 전혀 와 닿지 않을 수 있다. 남녀가 서로를 진심으로 알고 싶어 한다면 전력을 다해도 부족하다. 상대방이 얼마만큼의 능력과 매력 혹은 지식을 가졌다 해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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