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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26. 2020

석가탄신일

5월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광덕사

사람마다 태어난 날이 있듯이 종교에도 누군가로 인해 시작되는 특별한 날이 있다. 기독교의 부활절이라던가 크리스마스, 불교의 석가탄신일이 바로 그런 날이다. 그렇지만 올해의 특별한 날은 코로나 19로 인해 모두 연기가 될 예정이다. 4월에 있을 부활절(4월 12일)이나 석가탄신일(4월 30일)은 미루어졌다. 그렇지만 조용하게 그 날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천안의 광덕 산기슭에 자리한 광덕사도 한참 연등을 설치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지역마다 다니면서 보통은 그날에 방문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연등을 설치하는 모습은 오래간만에 볼 수 있었다. 광덕사로 들어가는 일주문부터 연등은 설치를 하고 있었는데 차분하게 석가탄신일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광덕호두가 맛있다고 하는데 아직까지 햇광덕호두는 먹어보지 못했다. 건강식품이 각광을 받고 있는 요즘 건강식은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오늘날 불교를 만든 석가모니는 기원전 560년경에 북인도의 가비라 왕국의 정반왕과 마야 부인 사이에서 태어나, 29세가 되던 해에 출가하였다.

천안 광덕산의 광덕사는 보리수나무가 아닌 호두나무가 깨달음의 상징처럼 보일 정도로 오랜 호두나무가 그 자리에서 계속 호두를 열고 있었다. 석가가 태어난 날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음력 4월 8일로 사월 초파일 · 부처님 오신날 · 불탄절이라고도 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석가탄신일을 기념하고 있다.  

글의 제목은 석가탄신일이라고 하였으나 공식 명칭은 부처님 오신 날로 2017년에 바뀐 것이다. 경내에 달리게 되는 이런 연등에 대한 놀이는 고려 의종 때 백선연(白善淵)이 4월 8일에 점등했던 것이 최초의 기록으로 남아 있다.  

광덕사에도 봄이 부쩍 가까이 다가왔지만 이번 주말에도 조용하게 지나갈 듯하다. 일반적으로 보는 연등만 있는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민속적인 취향에 따라 수박등·거북등·오리등·일월등·학등·배등·연화등·잉어등·항아리등·누각등·가마등·마늘등·화분등·방울등·만세등·태평등·병등·수복등 등까지 상당히 다양했다.  

별꽃을 피운다는 산수유부터 목화꽃과 벚꽃도 피어있지만  마냥 이 시간이 편안하지만은 않은 듯하다. 초파일 행사의 경우 불교가 국교이기도 한 고려시대에는 관민(官民) 남녀노소가 모두 참여하였고, 조선시대에는 민가에서 남녀노소 모두 참여하는 민속행사로 치러졌으나 오늘에는 주로 불교와 관계된 사람들이 치르는 행사로 진행된다. 

초파일에 행하는 연등행사에 대한 불교적 의미는 지혜를 밝힌다는 상징성이 담겨 있는데 이 모든 것이 사회의 안에서 치러지는 것이다. 국가와 사회를 벗어나 종교가 존재할 수는 없다. 종교는 특별한 땅이나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다. 삶을 살아가면서 힘든 순간을 잠시나마 벗어나고 기대면서 다시 삶을 이어갈 에너지를 얻는 것에 만족을 해야 한다.  

천안을 대표하는 사찰 광덕사에서 연기가 된 부처님 오신 날의 행사가 열릴 때는 모두 마음이 편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652년(진덕여왕 6) 자장(慈藏)이 창건하였고, 832년(흥덕왕 7) 진산(珍山)이 중수하였으며, 1344년(충혜왕 복위 5) 중창한 광덕사에는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247호로 지정된 천불전 안에는 천불이 그려진 후불탱화(後佛幀畵) 3점이 있어, 전체 3,000불의 그림이 장엄한 기운을 풍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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