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무덤

지천생태공원의 오래된 흔적

친족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사람은 죽으면 그만이기에 무덤이라던가 왕릉과 유물은 아무런 의미 없기에 알 필요가 없다는 것을 너무 당당하게 말하는 것이었다. 세상의 모든 지식은 굳이 알 필요가 없고 돈을 벌기 위한 정보 외에는 쓸데없는 노력이라고 생각하는 친구이기도 하다. 모든 것은 순리대로 가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내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도 아니고 부모가 있다고 하나 그들 역시 먼 조상에서 이어져온 것이다. 흙에서 흙으로 물에서 물로 이어지면서 오늘날 살아 있는 내가 된다. 그래서 흙 한 줌, 물 한 방울 모두 가벼이 여길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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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는 볼 것이 많이 없어 보이는 곳이지만 생명이 생동하는 5월이 되면 청양의 지천생태공원은 거닐기에 괜찮은 곳이며 청양을 한 번 방문했다면 산책하듯이 돌아보면 좋은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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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읍의 유치원생들이 좋은 날을 즐기기 위해 나들이를 나와 있었다. 근처까지 걸어가자 아이들이 모두 한 마디씩 말을 건넨다. 손을 흔드는 아이도 있고 고개를 숙이는 아이도 있고 말로 하는 아이도 있다. 웃어주기도 하고 손을 흔들어주면서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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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봄에 피는 꽃 하나만 보아도 너무나 좋아한다. 주변에는 철쭉이 지천에 피어 있다. 그래서 지천생태공원이라고 부르는 것인가. 지천에 꽃이 피기에 지천생태공원이라고 불러도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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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왔을 때는 이 무덤을 왜 보지 못했을까. 이름은 교월리 말무덤이라고 붙여져 있지만 실제 말을 묻은 무덤이라기보다는 거대한 규모로 만들어져 있기에 커다란 뜻도 포함하는 '말'의 말무덤이라고도 한다. 옛날부터 이 말무덤 주변은 곡식을 심고 밭도 일구었지만 이 무덤만은 절대 손대지 않았고 항상 신성시 여겼다고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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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규모가 커 보이기에 고분이라고 볼 수도 있다. 가야고분의 발굴 당시의 비슷한 형태와 토질 등을 갖추고 있어 이 무덤이 천년을 넘어서는 고대의 고분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곳 말고도 청양에는 여러 곳의 말무덤들이 자리하고 있다. 둘레가 무려 40미터에 가까우며 멀지 않은 곳에 평촌 말무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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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왔을 때보다 계속 물이 흐르게 만들어서 그런지 몰라도 물이 많이 깨끗한 게 눈에 뜨였다. 물이 계속 순환하면 깨끗해지게 된다. 자갈과 자갈 사이로 계속 필터가 되면서 물이 맑아지는데 고이면 썩는 것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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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흐르듯이 걸었고 흐르듯이 주변의 사물을 살펴보았다. 지천 생태도 볼 수 있지만 철쭉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꽃이 너무 아름다워 지나가던 나그네가 자꾸 걸음을 멈추었다 하여 철쭉을 나타내는 ‘척(躑)’에 머뭇거릴 ‘촉(躅)’을 썼다고 한다. 척촉이 변하여 철쭉이 되었다고 한다. 미인에 비유할만한 이 철쭉은 산꼭대기에 군락지를 이루고 있지만, 적응력이 높아 마을 근처의 야산에서도 흔히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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