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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20. 2020

시간을 그리다.

이곳이 어딘지 안 알려줄 거야. 

필자의 브런치를 자주 보았던 사람이라면 이곳이 어딘지는 알겠지만 장소는 이야기하지 않은 채 글을 풀어나가려고 한다. 만화 혹은 캐릭터를 많이 그렸던 어린 시절이 있다. 손재주가 좋아서 그런지 몰라도 당시 디테일한 결과물이 아직까지 남아 있다. 무언가를 그리는 일은 모든 것에도 연관이 되어 있다. 최근 모임에도 20대 후반의 여성이 다이어리를 쓴다면서 보여주었는데 대부분 팔고 있는 스티커를 붙이는 것으로 꾸밈을 대신하였다. 필자는 다이어리를 쓸 때 직접 모든 것을 그렸다. 쉽게 스티커로 대신하는 것은 그냥 꾸미기에 불과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한 번 방문해보고 다시 찾는 이곳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산딸기를 안 먹어본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안 난다. 공공의 공간을 찾을 때는 마스크를 하고 다니는 것이 일상이라 그런지 냄새를 맡는 것도 쉽지 않다. 

대청호는 대충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인 역시 자전거를 타고 수없이 대청댐을 오갔지만 이곳이 정말 좋다면서 만족스러워했다. 


다음 주 수요일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고 하는데 아직까지는 조금만 걸으면 땀이 흐른다. 이곳의 옛날 모습은 어떠했을까라고 생각하면서 궁금해질 때가 있다. 

의식이 스트레스로 방해를 받으면 뇌는 동조성이 없어진다고 한다. 이런 상태에서 마음이 만들어내는 것도 일관적이지 않게 된다. 즉 고도로 동조된 상태에서 마음은 현실에서 놀랄만한 결과를 만들어낸다고 한다. 

전에 이곳을 왔지만 포인트만 찍기 때문에 여러 곳을 시간을 두고 돌아보는 것이 쉽지 않지만 누군가와 같이 오면 시간을 두고 돌아보게 된다. 그래서 못 보았던 일상과 풍경을 보기도 한다. 

시편의 의미 있는 글을 만났다고 하는 그녀는 마음의 평안을 얻었다고 한다. 필자 역시 맞는 문구를 뽑아 들었다. 

이렇게 날이 좋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날이 좋다. 코로나 19는 공평과 불균형이 어떻게 이 사회에 퍼져나가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어서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 

갑자기 수상스포츠가 하고 싶어 지는 날이었다. 실내수영을 하지 못한 지가 벌써 6개월이며 찜질방이나 사우나를 가본 기억이 없다. 시간을 그리고 싶어 지는 날이었다. 시간을 어떻게 그릴 수 있을까. 전통적으로 의상을 제작하기 위한 원단은 씨줄과 날줄로 만들어진다. 인생 역시 씨가 되는 시간과 날이 되는 경험이 합쳐져서 입체적으로 만들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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