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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27. 2020

직업의 공정

인천 국제공항 정규직 전환사태를 보며

인천 국제공항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이슈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평소라면 이 정도로 부각되지 않았을 테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직장을 잡는 것이 쉽지 않은 요즘 마른 장작에 불을 붙이듯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문제는 근본의 문제는 모두 외면한 채 유리한 것만 취사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TV, 정치판 등에서 등장해서 이슈를 다루는 사람들은 정규직 전환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다. 이들이 떠들고 토론하는 이야기들은 실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해관계에 의해 댓글이나 그들의 소리를 취사선택하여 활용하고 있을 뿐이다. 


정규직들이 반발은 이기주의의 또 다른 모습이다. 물론 그만큼의 노력을 했으니 그들의 장벽이 유지되기를 바랄 것이다. 높은 성벽이 있는 가운데 한정적인 자원을 그들끼리만 공유하면서 살다가 나눠 써야 될 것 같은 분위기에 선제적 대응을 하고 있다.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의는 없다. 사회에서 괜찮은 직장이라고 보이는 선택을 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은 필요하다. 과연 모든 사람들이 그런 시간과 노력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있을까. 부모를 비롯하여 경제적인 지원이 어느 정도 있는 사람들의 리그인 것도 사실이다. 


바로 일을 해서 먹고살아야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준비의 시간 없이 비정규직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한국에는 많다. 강남 입성을 통해 프리미엄의 특권을 가진 사람들이나 SKY를 통해 능력보다 더 많은 이권을 가지고 간 계층들 외에 나머지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갈라진다. 그들만의 리그가 불공평하다고 생각한 정규직들 역시 다른 계층과 담벼락을 쌓기 시작한다. 우리는 그만큼 노력을 했으니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면서 말이다. 


문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선택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선택지의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똑같은 선택지에서 답안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들은 그런 선택 자체가 아예 있지가 않다. 일명 선진국에서는 비정규직은 고용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급여가 정규직과 같던지 오히려 더 높다. 안정적이지 않은 길을 선택한 것에 대한 프리미엄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모든 것의 절대적 차별이 생긴다. 이런 상황에서 이 같은 문제가 안 생기는 것이 이상하다. 노력한 것에 비해 너무 많은 것을 차별하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을 언론이 너무나 좋아한다. 문제의 본질을 짚지 않아도 누군가의 말을 인용해서 싸움만 붙이면 트래픽이 나오기 때문이다. 시사프로에서 등장해서 이 문제를 언급하고 토론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이해관계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아는 척할 뿐이다. 결국 돈의 문제로 귀결이 된다. 돈의 가치보다 경험의 가치가 더 풍요로운 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상황에서 계층을 나누는 싸움은 지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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