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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22. 2020

먹는 일 (食事)

조차 쉽지 않은 시기에 살다. 

불을 훔쳐다가 인간에게 준 벌로 죽지 않은 신체로 죽을 것 같은 고통을 매일 겪어야 한다는 신화 속 신의 이름은 프로메테우스다. 깨달은 자 혹은 미리 알고 있는 존재라는 의미를 가진 신이다. 식사를 하는 것을 우리는 힘들다고 하지 않는다. 식사란 것은 먹는 일을 의미하지만 우리는 그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공기를 마시고 몸속에 산소를 불어넣는 일은 그냥 자연스럽게 되는 것이지만 먹는 것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일이라는 한자가 뒤에 붙어 있다. 

요즘에는 날이 좋은 때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이번 주에서 다음 주 초반까지 흐린 날만 볼 수 있을 듯하다. 대덕구 신탄진에 만들어져 있는 로하스 캠핑장은 비가 오는 날에도 혹은 오지 않은 날에도 둘러보기에 좋지만 이왕이면 날이 좋은 날 가면 좋은 곳이기도 하다. 

어디를 여행을 가는 것이나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이렇게 눈치를 봐야 할 때가 언제였을까.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었다면 그냥 쉽게 할 수 있었던 것들이 어려운 때다. 

누군가와 날이 좋을 때 걸어보는 것은 참 의미가 있다. 날이 더워서 그렇지 날이 흐릴 때면 날이 좋을 때가 그리워지는 법이다. 코로나 19가 일상을 그리워지게 만든 것처럼 말이다. 예의를 갖추고 먹어야 하는 공간이 아니면 식당을 찾을 때 별다른 제약이 없었는데 요즘에는 그렇지가 않다. 

로하스 가족캠핑장은 가족이 함께 찾아와서 쉬기에 좋은 곳이다. 멀리까지 가지 않아도 대청호반이 가까이에 있고 주변에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으며 숲 속에 가만히 앉아있기보다 산책이나 가볍게 조깅을 할 수 있어서 좋다. 

로하스 가족캠핑장의 이름에서 연상해볼 수 있듯이 우리는 환경의 중요성을 이미 알고 있었다. 로하스(LOHAS)는 사회가 산업화되면서 자원의 낭비와 환경 훼손에 대한 반성으로 나타난 것이다. 환경의 파괴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위협하는지 우리는 충분히 느끼고 있다.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시설고 놀이공간이 캠핑장에는 만들어져 있다. 물론 연인끼리 와도 좋은 곳이다. 물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눈치가 보일 수는 있다. 

포스트 코로나로 인해 더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캠핑은 조금은 불편한 여행이기도 하다. 우리가 편하자고 마음대로 썼던 것들이 결국 우리에게로 다시 돌아오고 있는 것에 조금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캠핑장에 와서 장작을 쌓아놓고 모닥불도 피우고 그위에 고기도 구워먹으면서 하루를 보내본다. 환경을 위해 분리수거도 잘해야 한다. 

초록색을 마음껏 보고 돌아가면서 이 순간의 풍광을 눈 속에 담아두고 떠난다. 떠나기보단 집에서 휴가를 즐기는 이른바 '홈캉스'는 가장 좋은 비대면 여행법이긴 하지만 탁 트인 공간에서 쉬는 것을 포기할 수 없다면 주변에서 찾아보면 이런 곳도 괜찮다. 

좀 걸어 다녔더니 배가 고파졌다. 여름이고 하니 보양식으로 장어를 선택했다. 장어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 장어를 먹는 것 일상이 반복되기도 한다. 모든 고기나 장어 등은 숯에 구워먹는 것이 가장 맛이 좋다. 불향이 은근하게 배어 있는 그 맛은 식재료의 향미를 배가시켜준다. 

잘 구워진 장어를 상추와 생강, 마늘 등과 싸서 먹으면 보양에 영양균형까지 맞추어진다. 우리 민족은 식약동원(食藥同源), 다시 말하면 '음식이 곧 약'이라 생각했다. 먹는 일은 사람의 생존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약이 별것이 있겠는가 계절에 맞는 음식을 먹고 함께 즐기면 그만이다. 

로하스 캠핑장이 자리했던 곳은 대덕군이었는데 대덕군(大德郡)은 1935년 10월 1일부터 1988년 12월 31일까지 존속하였던 충청남도의 행정 구역이었다. 대전이라는 지역이 한 때는 대덕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적이 있었다. 대전시의 대덕구라는 지역의 대덕은 '대전군'의 '대'와 1914년 이전의 명칭인 '회덕 군'의 '덕'을 합쳐 대덕 군이라는 명칭이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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