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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07. 2020

도시의 매력

마산의 맛과 야경

어떤 도시나 지역을 여행할 때 항상 먼저 생각하는 것은 무엇을 먹을 것인가를 고민한다. 오래된 도심을 살리는 것은 도시의 색깔을 살리면서 재정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그곳에서 어떤 것을 할 수 있고 문화를 접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도 중요하다. 마산은 창원시에서 가장 알려진 여행지중 하나로 진해는 조금은 차분하게 둘러볼 수 있는 곳이라면 마산은 마산 통술을 비롯하여 복어와 아구가 유명한 곳이기에 기억에 남는다. 지금은 오동동 문화광장은 창원시가 도시재생사업 일환으로 지난 2011년부터 조성사업이 추진돼 216억 원을 들여 2016년 준공한 문화광장을 중심으로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마산의 무학산 자락 비탈에도 집들이 빼곡히 들어서며 주거지가 형성됐는데, 덕분에 고지대로 올라가면 눈앞이 탁 트이는 광경을 만날 수 있다. 마산에는 옛 민주주의 자산을 비롯하여 골목마다 예술의 흔적이 남아 있다.  1960년 당시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에 맞서 일어난 3.15 의거 당일, 경찰은 시위대에게 실탄 사격을 가했고, 그 흔적이 무학초등학교 담장에 남아 있다.

도시마다의 여러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가 끊어지지 않을 때 스토리텔링이 된다. 마산에 외국군대가 주둔한 것은 고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려 충렬왕 7년, 동아시아를 정복한 원나라가 일본을 침공하기 위해 마산에 주둔했는데 이때 군사들과 말에게 먹일 식수가 부족해지자 우물을 팠는데 우연하게 물 맛이 좋은 곳이 나왔는데 그곳을 몽고 정이라 부른다. 

마산을 찾아온 사람들의 흔적이 남아 있다. 마지막 왕인 순종, 옥기환, 이극로, 백석, 김명시, 임화, 지하련, 나도향, 이원수, 명도석, 천상병, 김주열, 김춘수, 김수환 등의 이야기를 간단하게 만나볼 수 있다. 그중 김주열 열사가 이날 눈에 들어왔다. 1960년 3월 15일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마산 데모 사건'이 일어났을 때 그의 나이는 17세였다. 그는 이 시위에 참가한 후 행방불명되었다가 4월 11일, 왼쪽 눈에 최루탄이 박힌 처참한 모습으로 마산 앞바다에서 발견되었다.  그의 죽음은 제2차 마산 시위와 이승만 정권을 붕괴시킨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다.

마산의 구도심을 걷다 보니 규모가 있는 피겨 전문점이 눈에 뜨인다. 영어권에서는 인간, 신, 동물을 묘사한 조각상을 피겨린(Figurine)이라 부르는데 차량, 건물, 음식, 식물, 동물 등도 피겨로 만들어진다. 이 그루트(Groot)는 플래닛 X의 군주(Monarch of Planet X)라고도 알려진 마블 코믹스에서 출간한 만화책에 등장하는 빌런 공상 캐릭터이다.

마산의 유명한 통술은 마산합포구에서 생겨난 술 문화로 일제강점기 때 일본으로부터 요정 문화가 전해졌다. 1970년 요정이 쇠퇴하고 그곳의 요리사들이 요정에서 맛보던 고급 요리를 저렴하게 파는 술집을 열면서 오동동과 창동 일대에 통술집들이 생겨났는데 통술은 술이 통에 담겨 나온다 해서 통술이라 하기도 하고, 한 상 통으로 나온다 하여 통술이라 부르기도 한다. 

마산지역을 돌아보고 배가 고파지기에 복어탕을 먹으러 가본다. 마산 하면 통술, 복어, 아구를 먹어야 마산만의 식문화를 알 수 있다. 

마산은 일제강점기에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을 하기 위한 중간집결지였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에 자리한 소녀상은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해방 후에 마산 민의소를 비롯하여 김주열 열사 시신인양지와 함께 민주화의 성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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