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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08. 2020

과일 같은 연꽃

옥천 교동리 논 및 연꽃단지

얼마나 탐스럽게 몽우리를 만들었는지 마치 먹음직스러운 복숭아처럼 보이는 연꽃이 옥천 교동리 연꽃단지에 피어 있었다. 교동리 논 및 연꽃단지는 옥천의 역사박물관 후보지이기도 하다. 가본 적이 있는 장계관광지 내의 옥천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곳이 노후화되어 옮길 필요성은 있어 보였다. 후보지가 지정되고 절차가 예정대로 추진된다면 옥천군은 2023년 연면적 4천747.5㎡에 지하 1층, 지상 3층의 역사박물관 건립을 위한 첫 삽을 뜬 뒤 2024년 12월 준공해 이듬해 6월 개관할 계획이라고 한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우선 이날은 옥천 교동리의 연꽃단지를 둘러보기로 한다. 사방에 연꽃이 화사하게 피었는데 내리는 비 때문인지 몰라도 더욱더 색채가 또렷해 보였다. 

옥천의 대표적인 여행지이기도 한 이 연꽃단지는 2017년부터 2019년 옥천읍 교동리의 논 옆에 조성을 시작했는데 서호홍련, 가람백련, 아트렉션등이 자리하고 있다. 비가 많이 오고 있었지만 올해의 연꽃을 보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이 적지가 않았다. 

시간을 상당히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편인데 완벽한 시계는 원자와 분자의 진동과 비교해 균일한 비율로 째깍거려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좋은 원자시계는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지는데 완벽한 시계는 아인슈타인의 휘어진 시공간에서 시간 부분을 측정한다. 연꽃의 잎이 마치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만들어진 것처럼 보인다. 

내리는 비가 연꽃에게는 매우 반가운 것처럼 보인다. 대부분의 연꽃이 화사하게 만개하고 있는데 이때가 아니면 언제 물맛을 보겠냐는 것처럼 보였다. 

교동리의 연꽃길은 은은한 연꽃 향에 취해 걷는 산책로는 1km 정도 되는데 해마다 여름이면 육영수 생가의 앞을 중심으로 적지 않은 규모에 가시연·홍련·백련·황금련·수련 등 수천 송이가 피어난다. 

연잎이 내리는 비에도 부러지지 않는 것은 적당한 수준의 물을 머금기 때문이 아닐까. 사람은 자신이 가질 수 있는 것 혹은 자신의 능력에 맞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연이 비유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곳저곳을 걸어 다니며 연꽃의 향을 맡아본다. 은은하면서도 아련하게 코안으로 들어오며  진흙 속에서도 은은한 향을 내뿜으며 고고한 자태를 자랑하는 연꽃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연꽃은 진흙에서 자랐지만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 깨끗한 속성으로 인해 예로부터 생명의 빛을 상징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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