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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28. 2020

문화재 보수

괴산 화암서원은 현재 보수 중

자격증을 취득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아마도 취업이나 직업을 가지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클 것이다. 필자의 경우 자격증을 한참 취득할 때는 그냥 그 분야를 이해하려는 목적에 있었다. 아무튼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그 분야에서 얼마나 많은 일이 있으며 미래를 볼 수밖에 없다. 경제규모가 커지고 문화재를 보는 관점이 더욱 폭넓어짐에 따라 문화재 보수와 관련된 자격증 분야의 미래도 괜찮아 보인다. 문화재를 보수하기 위한 대표 자격증인 문화재 보수기술자는 필기와 면접으로 진행이 되는데 필기는 문화재 관련 법령, 한국사, 한국건축사, 한국 건축시공, 한국 건축구조를 공부해야 한다. 

괴산의 대표 관광지 옆에 자리한  화암서원은 1622년(광해군 14) 지방유림의 공의로 이황(李滉)·이문건(李文楗)·노수신(盧守愼)·김제갑(金悌甲)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창건하여 위패를 모신 곳이다. 화암서원이나 고택과 같은 문화재를 수리하기 위해서는 문화재 보수기술자가 대리하여야 하며 이곳에 투입된 한식목공, 한식 석공, 번와와 공, 한식미장과 같은 수리기능자가 있어야 한다. 

자격증은 매년 난이도가 달라지는데 문화재 수리기술자의 1차 합격률은 낮을 때는 4%가 안될 때도 있으며 보통은 10% 합격률에서 왔다 갔다 한다. 1차를 합격하면 2차 면접은 1/2 정도이니 그나마 용이한 편이다. 

화암서원의 대표 건물은 바로 이 강당이다. 정면 5칸과 측면 3칸, 1 고주 5량 구조의 강당은 전면 해체를 통해 보수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아래를 보면 철근콘크리트 온통 기초로 보강을 했으며 일부 목조는 교체되기도 했다. 팔작지붕으로 되어 있는 기와는 모두 해체가 되어 잇기가 진행이 된다. 

문화재 보호를 위해 지붕은 인공구조물로 만들어서 지탱하고 있다. 사람이 어떤 일을 하느냐는 자신의 의지에 따라 다르지만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업을 찾는 것도 좋다. 화암서원의 사우에는 이황을 주벽(主壁)으로 10현의 위패가 좌우에 배향되어 있으며, 정문 밖에 있는 재실은 유생들의 학문 토론장소 및 향사 때 제관들의 숙소로 사용되고 있다. 

괴산의 젖줄은 느티울(괴강)을 만들고 달랫강(달천)으로 이어지는 남한강의 최상류 발원지라고 한다. 오래전에 만들어졌지만 1871년(고종 8)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훼철되었다가 1956년 박동찬(朴東燦)을 중심으로 한 지방유림이 복원하였다. 아마 그 이후로 대대적인 보수작업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사회가 도를 쫒아간다면 위험을 무릅쓰고 정론을 말하고 사회가 도를 쫒아가지 않는다면 위험을 무릅쓰고 행동하지만 말은 부드럽게 해야 한다고 한다. 느긋하게 있으면서 뭔가 있을 때 맨 먼저 생각이 미치는 것이 슬기로움이라고 한다. 

화암서원에 제향 된 노수신은 괴산과도 인연이 있다. 진도에서 무려 19년이나 귀양살이를 하다가 1565년(명종 20)에 충청북도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로 다시 옮겨졌다가, 1567년 선조 즉위 후에야 귀양에서 풀려난 것이다. 진도에 들어간 지  5년 만에 지산면 안치에 초옥 삼간을 지어 ‘소재(蘇齋)’라 이름 짓고 정좌하여 경사를 연구하였으며 옥주이천언(沃州二千言)을 비롯한 1,023수에 이르는 시를 지었다. 화암서원의 강당 보수공사는 10월에 마무리가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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