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내린 이삼 장군 고택
봄비와 가을 서리 - 선귤당농소
"봄비는 윤택해 풀의 싹이 돋는다.
가을 서리는 엄숙해 나무 두드리는 소리에 낙엽이 진다. "
계절과 계절 사이의 대비 혹은 비유는 마음이 그리는 세상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어떤 때는 맞고 어떤 때는 틀릴 수도 있다. 옳고 그름은 없지만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온전히 자신만의 몫이다. 도시에서도 가을을 느낄 수 있지만 한적한 곳에 자리한 고택에서 느끼는 가을과는 무언가 달라 보인다. 도시 속에 자리한 은행나무가 가을색으로 물들어가는 것과 자연 속에서 물들어가는 은행나무와 다르게 보인다.
힘이 세고 지략이 많으며 기계 제조법과 도창(刀槍) 기예에 능하였던 이삼 장군의 고택은 논산시 상월면에 자리하고 있다. 마을에서 사용했을 우물과 함께 옆에는 자그마한 연지가 조성이 되어 있다. 주변을 둘러보니 벼는 모두 수확하고 나서 덩그러니 빈 공간들만 보였다.
경종 때 포도대장으로 공을 세웠고, 1725년(영조 1) 어영대장을 지냈는데 경종 때 죄인을 심문한 사건에 연루되어 이정신(李正臣)과 함께 경상남도 곤양[昆陽, 지금의 사천]에 유배되기도 했었다. 이삼 장군 유물은 영정첩(影幀帖), 검철퇴(劍鐵槌), 언월도(偃月刀) 등으로, 영정은 길이 134㎝, 폭 64㎝로 문관의 옷을 입은 상과 무관의 옷을 입은 상이 남아 있다.
단풍도 아름답게 지니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식물학자가 아니라서 그 미묘한 차이는 알지는 못한다. 그렇지만 이삼 장군의 고택의 마당에는 샛노오란 단풍잎들이 떨어져서 마치 마당이 노란색으로 칠한 것처럼 보인다.
위쪽에는 모과나무가 심어져 있어서 떨어진 모과가 자연스럽게 밑으로 흘러내려와서 옹기종기 모여 있다. 문화 유적으로는 주곡리에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63호인 이삼 장군 유물, 충청남도 민속자료 제7호인 이삼 장군 고택과 백일헌 영당·충헌사가 있는 상월면에는 연천봉·천황봉·국사봉(國師峰, 대명리 소재) 등지에서 흘러내리는 대촌천(大村川)·대명천(大明川) 및 주천(酒川)을 지류가 젖줄을 형성하고 있다.
지금도 후손이 살고 있기에 내실 쪽으로는 가지 않고 마당에서 비와 가을이 만들어내는 분위기를 만끽해본다.
아까 떨어져 있던 모과를 하나 들고 와서 대청에 하나 두어본다. 고택에 오면 무언가 이런 모습이 어울려 보인다. 아파트의 거실에 두는 것보다 야외의 바람을 맞아가면서 놓인 모과가 더 가치 있는 듯하다.
사람은 사물의 실체나 진상이 아니라 자신이 아는 대로만 사물을 본다고 한다. 가을에 비가 내리면 비가 가을을 조금씩 안고 내려오는 것만 같다. 그래서 비가 오고 나면 추워지며 겨울을 앞당기는 것이 아닐까. 잠시 이삼 장군 고택의 대청에 앉아서 나무의 온기를 느껴본다.
고택은 논산에 자리하고 있지만 이삼 장군의 묘는 공주 가좌동 자좌 자리에 썼고, 그의 선계는 공의 선고 함평군 비문에 기재되어 있다. 배위는 증 정경부인 진주유씨요, 계배는 정경부인 순천장씨이니, 아들 희는 유씨 소생이다.
사계절과 산의 풍경들 - 선귤당농사
"봄 산은 신선하고 산뜻하다.
여름 산은 물방울이 방울방울 떨어진다.
가을 산은 여위어 수척하다.
겨울 산은 차갑고 싸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