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청안 안민헌에서의 하루
소풍 하기 좋은 날이란 어떤 날일까. 춥지도 덥지도 않으며 바람이 그렇게 세차게 불지도 않고 마음은 평온한 그런 상태일 것이다. 자연과 함께 동화하기 좋은 때가 소풍 하기 좋은 날이다. 17세기의 코메니우스(Comenius, J.A.)는 ‘자연은 가장 위대한 교사’라는 주창하에 학생들은 자연의 사물을 실제로 관찰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었다. 자연은 사람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고 느끼게 만들어 준다.
맑아서 마음이 평온할 것 같은 청안면으로 소풍을 가보기로 했다. 이날 갑자기 추워질 것이라는 예상은 하지 못한 채 도시락까지 싸고 발길을 했지만 바람이 불지 않는 고요한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조선시대에 청안현의 청사로 쓰던 동헌으로 안민현이라고 부르는 곳으로 찾아가 보았다. 고려 초에는 청당현으로 조선초에는 도안현을 합하여 청안현이라고 불리던 곳이다.
아름드리 고목이 자리한 곳에는 청안 만세운동 유적비가 자리하고 있다. 약 3천 명의 군중들이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면서 시위행진을 했던 곳이라고 한다. 만세시위를 계속 하자 왜경들이 도주하고 충주 수비대의 출동으로 적지 않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다고 한다.
바람이 조금 잔잔해지기만을 바라면서 돌로 된 탁자에 앉았다. 일명 원탁회의를 할 것 같은 분위기였지만 분위기만큼은 좋았다. 올해는 코로나 19등의 여러 가지 안전문제와 교통문제 및 비교육적인 현상이 증가하여 소풍에 적합한 목적지를 발견하기가 어렵게 되어 가고 있다고 한다.
지인이 밤에 잠을 자지 않고 도시락을 준비하였다고 한다. 소풍이라고 하면 도시락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을 듯하다. 맛있는 김밥을 싸고 밤새 그 분위기에 들떠서 어떤 새로운 느낌을 받을까를 고민했던 어릴 적의 기억이 생생하다.
오늘날과 같은 형태는 아니더라도 봄에서 가을 사이의 좋은 날씨에 사람과 사람이 모여 야외로 나가 여러 가지 접촉활동을 실시해왔음을 상상해볼 수 있다. 잘 먹고 잘 사는 일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을까.
이 건물은 태종 5년(1405)에 처음 지었다고 하는데 일제시대인 1913년에 청안 주제 소로 사용하면서 변형시켰던 것을 1981년에 원형으로 복원하였다. 정면 6칸, 측면 3칸의 홑처마 팔작지붕의 건물로 총 18칸의 위용을 자랑한다.
밥도 먹고 역사의 유래가 있는 건물도 살펴보고 오래된 고목 아래에서 청명한 하늘을 바라보니 마음이 편해진다. 올해는 특히 안민(安民)이라는 의미가 더 중요하게 생각된다. 안심하고 편안하게 살아가는 것이 그렇게 어려웠던 것이라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