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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13. 2020

신(新) 세도정치

정치-검찰-언론의 정치학

반남 박 씨, 풍양 조 씨, 안동 김 씨가 무려 100년간이나 백성에 대한 착취, 언로 덮기, 모든 권력, 경제 등 모든 것을 자의적으로 권력행사를 하면서 조선왕조를 막 내리게 하는데 일조를 했던 정치를 세도정치라고 부른다. 원래 세도(世道)란 ‘세상 가운데의 도리’란 뜻이지만 권력을 집중시켜 낡은 지배체제를 유지하고자 했었다. 세도가-감사-수령으로 이어지는 순환고리 속에 그들에게는 법은 없었다. 


그 넘의 살아있는 권력 타령을 하는 일부 정치인들이 주장하는데 4년 혹은 5년의 선출직 정치인이 어떻게 살아있는 권력이 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차라리 1960년부터 본격화한 검찰-언론권력이 살아 있는 권력이라고 봄이 타당하지 않을까. 무려 70년간 그들의 권력은 아무에게도 빼앗기지 않았다. 수사권 타령을 자꾸 하는데 수사는 생각보다 강력한 힘이 아니다. 강력한 힘은 기소권에 있다. 기소를 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이 검찰에게만 있다. 기소를 하지 않으면 유무죄를 다툴 수도 없고 불기소 처분하면 면죄부를 주는 것이며 기소유예를 하면 인정하는 듯 인정하지 않으며 양형을 받지 않는다. 


그 강력하면서 강한 기소권을 공수처에게도 주어질 것 같으니 특정 정치세력과 검찰, 특정 언론이 힘을 합쳐서 막으려 하고 있다. 기소권이 공수처에 부여되었다고 해서 검찰의 기소권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자신들에게도 칼날이 올 수도 있으니 상대방의 무기를 빼앗고 보겠다는 것이다. 유리한 고지에서 싸우던 판세가 뒤엎어질 수도 있다. 


필력이 바탕이 되지 않는 검찰 기자단을 운영하는 이유는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수사나 기소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하지 않음을 숨기기 위해서는 다른 이야기로 덮어야 한다. 옛날에는 연예인들의 이야기를 풀어놓으면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는데 지금은 그것도 쉽지 않다. 그래서 아무거나 쏟아내기 시작하며 무엇이 진실이고 어떤 것에 관심을 가졌는지 모르게 만드는 것이다. 설득력도 딱히 없으며 그 발언에 힘을 실어줄 필요가 없지만 그들의 편이 되어줄 수 있는 말이라면 따옴표로 제목을 달고 쏟아내는 방법도 사용한다. 


지금의 정권이 현명하게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대통령이 말을 하면 꼬투리 잡아서 문맥을 왜곡해서 기사로 내고 말을 하지 않으면 묵묵부답이라고 공격한다. 그 어떤 행동을 취해도 답정너 언론에서는 벗어날 수 없다. 국민들이 현명해져야 할 뿐이다. 검찰이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기소권을 가질 공수처가 등장하는 것과 여론이 자신들에게 쏠리는 것이다. 작년 접대를 절대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가 그것이 사실로 드러나자 1/n로 나누고 그것조차도 천 원 단위로 잘라서 면죄부를 주는 신박한 논리를 펼쳤다. 


솔직히 일반국민들에게 기소권이 강력한 위협이 되는 경우는 많지가 않다. 반면 정관계 인사, 고위직 등은 그렇지 않다. 기소하지 않고 덮어두고 시간을 기다리면 무죄가 되고 불기소 처분을 하면 다시 죄를 묻지 못한다. 거기서 돈은 자연스럽게 오갈 수가 있다. 그들도 어쩔 수 없을 때가 있다. 검찰 우호 언론을 통해 그토록 덮으려고 했지만 우연하게 여론의 주목을 받을 때다. 이때는 어쩔 수 없이 칼을 드는데 대신 무딘 칼을 든다. 기소를 하면서도 법리적인 논리가 구멍이 숭숭 나있으면 판사가 강력하게 판결을 내리는 것이 쉽지가 않다. 기소는 하되 빠져나갈 구멍은 만들어놓는 또 다른 스킬을 사용하는 것이다. 기소했고 압수수색까지 했으니 국민들은 무언가 처분이 내려졌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잊히게 된다. 


70년간의 신 세도정치는 어떻게 막을 내릴지 특정 정치세력-검찰-특정 언론의 강력한 구조로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국민이 통찰력 있게 바라본다면 선출직 정치인을 통해 바꿀 수 있는 기회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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