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동부 전통시장의 선택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합리적인 이유가 있을까. 유일하게 합리적인 이유는 희망과 의미를 담는 것이지 않을까. 필자는 살아가는 데 있어서 다채로운 색깔과 경험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매일매일 하루하루 설레는 말과 변화는 어디에서 비롯이 되는 것일까. 하루가 저물어 갈 때 시원한 진토닉에 잘 구워진 마을 몇 조각과 함께 좋아하는 노래를 들어보고 싶었다. 충청남도에서 마늘 하면 서산 육쪽마늘을 빼놓고 이야기하기 힘들다.
서산 전통시장으로 가는 길목은 서산시의 중심지이며 원도심이기도 하다. 오래된 곳이지만 지금 도시재생사업의 중심지로 바뀌어가고 있다. 서산시의 도시재생은 공원 정비, 복합커뮤니티센터 조성, 노후주택정비사업, 골목길 정비 및 도시계획도로 개설, 소공원 및 공유주차장 조성, 주민공모사업 및 주민공동체 활동 지원 등이 중심을 이룬다.
대도시의 시장도 자주 가보지만 싱싱한 해산물은 역시 바다에 면해 있는 지역이 더 싱싱하고 종류도 다양하다. 올해의 화두 중 하나는 바로 경제적 자유가 아니었을까란 생각이 든다. 전통시장의 상인들 역시 바뀌어가는 트렌드와 생활방식의 변화 속에 지금까지 유지해오던 것에서 벗어날 때가 되어가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요즘에는 살아 있는 세발낙지를 젓가락에 돌돌 말아서 먹어본 것이 언제인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산 낙지도 안 먹어본 것이 1년이 다되어 가는 것 같다. 예전처럼 지인들과 식사를 하고 모임을 하는 기회가 줄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상처럼 먹던 것이 집안으로 들어왔는데 살아있는 먹거리는 식당이 아니면 쉽지가 않다.
조미미라는 가수가 부르는 노래에는 굴과 전복, 서산의 갯마을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중심이 바로 서산 갯마을 바닷가 전통시장인 동부시장이다. 서산동부시장은 시장이 형성된 이래로 60년을 훌쩍 넘었으며 장날은 2일과 7일이다. 충남 서북부에서 서산 동부시장은 장이 가장 크게 서는 시장이기도 하다.
다양한 젓갈이 있지만 서산 하면 어리굴젓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가 없다. 어리굴젓은 간월도의 맛이기도 하지만 서산만의 맛이기도 하다. 너무 오래 저장하면 물러지고 물만 남으므로 조금씩 만들어 먹어야 하는 어리굴젓은 10월에서 3월 사이에 너무 크지 않고 통통한 굴을 골라 담가야 맛이 좋다. 충청도 지방에서도 특히 유명한 곳으로는 서산·당진·예산·간월도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간월도의 것을 손꼽는다.
서산을 비롯하여 서해에 면해 있는 지역에서는 이맘때면 겨울바다의 해풍에 말려져서 꾸덕꾸덕해지는 물고기들을 볼 수 있다. 말려야 제 맛이 나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오래 먹기 위해 말리게 된다. 생선은 필수 아미노산을 고루 함유하고 있는 저지방 단백질 식품으로 위 체류 시간이 짧은 특징이 있다.
최근에 일어나는 다양한 환경의 문제는 생물의 다양성의 파괴 때문이라고 한다. 이 모든 것이 식량과 주거, 물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우리 선조들은 참 현명하게 먹거리를 만들어왔다. 적어도 식품과 관련된 시장에서는 대기업이나 대자본이 안 들어오는 것이 우리의 삶에 좋을 듯하다.
까기 힘든 육쪽마늘이지만 맛이 좋은 마늘이다. 잘 구워서 먹어도 좋고 꿀에다가 담가서 오래 있다가 먹어도 건강에 좋다. 올해 서산 동부시장을 찾아갔다면 어리굴젓, 마늘, 산 낙지를 선택한다면 가장 좋은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