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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05. 2021

애플카?

자동차가 만들 새로운 세상

제네시스 전기차도 준비를 하고 있지만 현대차는 전기차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 코나라는 전기차모델은 사고도 많이 나면서 중고차 시장에서는 라면에 넣어먹기에 좋은 찬밥신세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초 신규 전기 모델 출시로 주가는 상한가를 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현대 코나를 타보지는 못했지만 여러 기 사나 정보에 기반해보면 기술력은 테슬라에 한참 뒤떨어져 보인다. 이 와중에 애플이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애플이나 삼성 모두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회사로 물량 자체로만 본다면 삼성이 애플에 그렇게 뒤떨어지지 않는다. 그렇지만 기업가치는 전혀 다르다. 애플은 판매된 스마트폰 기반에서 다양한 부가가치를 가진 상품뿐만이 아니라 콘텐츠 플랫폼, 앱 등의 수많은 매출을 일으키는 반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파는 것 외에는 수익모델이 마땅치 않다. 그래서 삼성전자는 라인업도 많고 신규 제품 출시도 빠르다. 폰의 교체 욕구를 자극하고 대리점에 보조금을 주는 방식의 영업모델이다. 그렇지만 지난 4년 전부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정점을 찍었다. 


계속해서 수익을 올리기는 하겠지만 영업이익을 확대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필자 역시 지금 사용하는 아이폰 모델에서 충분한 퍼포먼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바꿀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 획기적인 모델이 나오지 않는 이상 3~4년 후에나 바꿀지 모르겠다. 그때도 배터리만 교체하고 계속 사용할지도 모른다. 애플 역시 작년에 회사의 본질을 콘텐츠 플랫폼 기업으로 가는 것으로 발표를 하였다. 애플 역시 스마트폰 시장에서 더 커질 수 있는 미래를 고민했음이 분명하다. 


자 그렇다면 사람들이 많이 머무는 곳이 어디일까. 코로나 19에 집에서도 많이 머물지만 결국 스마트폰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다는 의미다. 그리고 자동차 안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다. 자동차가 출발해서 도착하는 과정까지 운전이 가장 많은 시간을 소요를 한다. '운전 = 시간'이 '생산적인 활동 = 시간'으로 바뀐다면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어떻게 보면 스마트폰의 교체보다 자동차 교체가 더 빨리 일어나는 시기가 앞으로 10년이 될 수 있다. 


마감은 무언가 어설프지만 전기차로서의 본질은 잘 만든 테슬라가 지향하는 바도 전기차를 팔아서 만든 수익이 아니라 플랫폼 수익이다. 한국에서는 올해 6,000만 원이 넘는 전기차에 보조하는 보조금을 줄였다. 테슬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 3가 여기에 걸리는데 아마 가격 인하로 대처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테슬라는 전기자동차를 많이 팔아야 플랫폼으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수급이 불안한 현재 테슬라의 약점은 바로 자동차 생산량이다. 테슬라가 많이 팔고는 있지만 10여 년을 준비하여 만든 연 100만 대의 생산이 한계다. 현대차는 1,000만 대의 내연기관 생산공장과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외주로 해서 생산하는 애플 역시 생산공장을 만드는 문제를 주목하고 있을 것이다. 내연기관에 비해 훨씬 간단해졌지만 전기자동차는 스마트폰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수많은 부품과 사이즈가 다르다. 3~4년 만에 테슬라 정도의 생산규모를 만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 가진 자본으로만 본다면 뭐든 다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럼 콘텐츠를 제공하는 입장에서도 생각을 해봐야 한다. 필자 역시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브런치, 유튜브 등을 모두 일찍 접근했다. 개인적으로 플랫폼의 본질이 없다고 생각할 때 더 이상 노력을 하지 않는다. 트위터는 비교적 일찍 손절했다. 한국에서 활동량을 체크할 때 지금 트위터 계정을 넣으라는 곳는 거의 없다. 페이스북 역시 현재 집 나간 자식 생각하듯이 가끔 신경을 쓰지만 그렇게 미래가 밝아 보이지는 않는다. 인스타그램은 메이크업이나 스타일 등에서만 강세를 보이고 있고 일상에 비교적 활용도가 있지만 인기가 싸이월드 사라지듯이 비중이 작아지고 있다.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의 공통점은 한때의 트렌드라는 한계에 봉착해 있다. 


마지막으로 유튜브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것이 너무 심화되고 있다. 자신이 옳다고 박수를 쳐주는 것도 한두 번이지 결국 질린다. 자신이 보고 싶어 하는 자극적인 영상만 보여주게 되면 그 피로도에 결국 다른 대안을 찾게 된다. 애플이 자동차 플랫폼 생태계를 효과적으로 구축한다면 자동차 시장에서도 큰 지각변동이 일어나겠지만 SNS 플랫폼도 상당한 변화가 생긴다. 그때쯤 유튜브를 대체할 다른 플랫폼이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글을 기반으로 하는 블로그나 브런치, 네이버포스트(이건 그냥 계륵)등은 계속 지속되는 가운데 동영상을 어떻게 흡수하고 사람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보고, 듣고, 즐길 콘텐츠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방식과 자동차에 매립되어 있는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는 방식은 다르다. 지금 스마트폰 시장은 조족지혈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큰 시장이 전기자동차 플랫폼에서 열리게 된다. 


성공적이라는 가정 아래 애플 카가 잘 안착한다면 그때 걱정해야 할 것은 독과점으로 강제 기업분할일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볼 때 2020년대 중반에 애플 주가 총액이 4,000조에 가까워질 수 있을 가능성이 있는 시장이 전기자동차 플랫폼에 있다. 


대학교 다닐 때 아르바이트 중 하나로 컴퓨터 조립을 했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용산은 하나의 플랫폼이었다. 전국에서 컴퓨터를 조립하기 위해 그곳으로 간 사람들이 많다. 부품을 조립하고 세팅하고 OS를 올려놓는 게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사람들이 어려워해서 나름 괜찮은 알바였다. 요즘 PC를 사용하는 사람은 게이머나 게임에 빠져있는 사람을 빼고 거의 본 적이 없다. 회사 다닐 때도 거의 노트북 기반에 듀얼 모니터를 사용했었는데 요즘은 PC를 주는 회사도 거의 없을 것이다. 코로나 19가 아니더라도 어디서든 근무하려면 이동성이 있어야 하는데 PC는 상당히 불편하다. 


최근 개인택시 시장의 개방(?)도 가끔씩 관심 가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택시를 탈 때는 술 마셨을 때뿐이다. 코로나 19에 밖에서 술을 오래도록 마신 경우가 많지 않으니 택시이용도 확실히 줄었다. 작은 외삼촌이 경찰로서 정년퇴직을 1~2년 앞두고 있다. 외할아버지가 경찰국가유공자인데 그 자식들에게 주는 혜택 중 하나로 경력이 없어도 바로 개인택시를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작은 외삼촌은 정년퇴직 이후에 개인택시를 하시려고 하고 있다. 어머니에게 4~5년이라면 몰라도 그 이후에는 다른 걸 찾아보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기는 약간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 단순 직업의 시기적 종말은 분명해 보인다. 


닷컴 버블 이후로 20여 년을 IT, 스마트폰, SNS 등이 호황을 이끌어왔다. 20년 전의 국내 10 대기업 중 지금 시가총액 10위에 들어간 기업이 몇 개나 있을까. 현재 10위 안에 들어간 SK하이닉스, LG화학, 삼성 바이오로직스,  NAVER, 셀트리온, 삼성 SDI, 카카오가 순위에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다. 거의 모든 기업의 순위가 바뀌었다. 그리고 저 기업들의 공통점은 배터리, 플랫폼과 연결되어 있다. 자본시장은 끊임없이 새로운 먹거리를 갈구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판을 뒤집을 향후 20년의 먹거리의 중심에 전기차(아무튼 내연기관은 아닌) 플랫폼이 있다. 


전기차 시장의 장벽이 낮다고 하나 NAVER나 카카오가 진출할 확률은 상당히 낮다. 물론 못할 것도 없지만 수익을 낼 수 있는 규모에 도달하지는 못할 것이다. 쇼핑이나 핀테크에 집중하고 있지만 바뀌어가는 콘텐츠 생태계 플랫폼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가 미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반면 삼성전자는 자동차만 만들지 않을 뿐이지 상당 부분에 연결될 수밖에 없다. 알짜배기 땅을 사서 고층으로 지으며 부동산 회사(?)의 미래를 꿈꾸던 현대차가 노선을 확실하게 바꾸고 있다. 바보가 아닌 이상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 뒤늦게 깨달은 셈이다. 


애플발 전기자동차 플랫폼이 참 재미있게 전개되면서 큰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다. 애플이 성공할 수도 있고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할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몇 안 되는 트리거를 쥐고 있는 회사 중 하나다. 현대차나 삼성전자에게는 그 트리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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