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참자'

그릇된 사랑과 가족이야기

신참자?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졌다. 바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440여페이지의 두터운 책을 한번에 읽기가 살짝 부담이 되긴 했지만 부담보다는 궁금증이 더 컸던 것도 사실이다.


6월 10일 저녁 8시경 고덴바초의 한 아파트에서 미쓰이 미네코라는 중년여성이 목졸라 살해되었다.


그녀가 죽은 것은 한 순간이지만 그녀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사람들은 적지 않았다. 이 많은 사람들중에 어떤 사람이 범인인지 가리는 것은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이사건을 맡기 위해 온 네리마 서의 가가는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두뇌와 사냥개 같은 눈을 가진 형사 가가가 있었다. 수사본부가 설치된 니혼바시 경찰서에는 오랜 경험을 가진 고참 우에스기가 가가와 함께 사건을 수사하기 시작했다.


미쓰이 미네코는 외로운 여성이었다. 지속적인 소통을 하던 사람도 번역일을 나누어주던 친구 다미코와 이혼하기 위해 상담하던 나카마치 시스코라는 변호사가 전부라고 해도 무방했다. 처음에 가가가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탐문수사를 할 때는 대체 무얼 밝히고 싶다는 것인지 조금은 의아했다. 한가지 분명했던 것은 그들이 좋아하는 것을 간식으로 사서 방문하면서 그들의 경계심을 풀면서 자신이 알고 싶어하는 정보를 충분히 얻어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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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코와 소통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그녀의 죽음에는 수많은 사람이 얽혀져 있었다. 그녀와 이혼한 전남편 기요세 나오히로, 아들이지만 수년전에 인연이 끊긴 배우지망생 기요세 고우키, 청소전문회사를 운영하는 기요세 나오히로의 세무를 보아주던 기시다 요스코와 그의 아들과 며느리, 시계포 주인, 팽이가게 주인등 모든 사람이 얽혀져 있다.


작가는 이 사건의 복선을 깔기 위해 등장시킨 인물은 바로 전 남편 기요세 나오히로와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 같은 묘령의 호스티스 미야모토 유리다. 과연 그는 내연관계에 있었던 그녀때문에 이혼을 한 것인가? 그리고 이혼 후 위자료를 더 청구하려는 미네코를 살인하려한 유력한 용의자인지 조금 의심이 되기 시작한다.


이 모든 문제의 발단은 한 여성에서 비롯되었다. 과소비하던 그 여성은 자신이 이 살인사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전혀 모르겠지만 그녀로 인해 남편이 영향을 받았고 그 남편을 아들로 두었던 아버지는 작은 실수를 하지만 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더 큰 실수를 하고 그러다가 결국에는 해서는 안될 선택을 하게 된다.


"...더 기가 막힌 건 그 마누라도 남편의 횡령사실을 모르고 있더라고. 자기네가 남들보다 사치스럽게 살고 있다는 자각도 별로 없었어."


우리는 사랑하는 방식대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행위속에 실수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살아간다. 책에서 자신의 잘못된 사랑방식때문에 아들을 잃은 고참형사 우에스기는 자신의 경험을 들려준다.


늦게 얻은 아들을 사랑했던 우에스기는 헬멧을 쓰지 않은채 무면허로 오토바이를 타고가던 아들이 아무런 조치를 받지 않게 해준다. 사랑했기 때문에...


일주일 후 그 아들은 수도 고속도로 도심 환상선에서 S자 커브길을 130킬로미터의 속도로 주행하다가 사고로 죽는다.


"저는 나쁜 짓을 저지른 아들을 지킨 게 아니었습니다. 더 나쁜 방향으로 가도록 등을 떠민 셈이죠. 부모로서 완전 실격입니다. 동시에 경찰로서도. 부모는 원망을 사는 한이 있어도 자식을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해야 합니다. 그럴 수 있는 사람은 부모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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