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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05. 2021

봄 나들이

아기노루가엄마 노루를쫓아 뛰는 벌판

새로운 것을 발견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익숙해지는 것에서 탈피를 하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것이 발견되지 않으면 스스로가 힘들어진다. 우리가 아는 만큼, 그만큼 본다 (Tantum videmus quantum scimus)라는 말이 있다. 매일매일 지나쳐가는 일상에서 새로운 것은 무엇을 보려고 하는가에 달려 있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깨어 있고 바깥을 향해서도 열려 있어야 한다. 이 순간에 스치는 봄바람이나 어제와 오늘의 다른 자연의 변화에도 우리는 인생을 흔드는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 

이곳 노루벌에는 새로운 시설이 들어섰다. 아직 모두 완공이 된 것은 아니지만 뼈대는 만들어진 상태이다. 노루벌이라는 이름은 봉긋한 산세가 위에서 내려다보면 아기노루가 엄마 노루를 쫒아서 뛰는 형상으로 노루가 노는 벌판이라고 한다. 구봉산을 향해 흐르는 갑천이 고리 모양으로 휘돌아 내려가는 곳이 바로 노루벌이다. 

아이들이 일상을 찾아서 놀고 있는 모습을 보니 필자에게도 저때가 있었나 싶다. 노루벌에서는 가을에 피는 구절초를 볼 수 있는데 구절초는 노루가 좋아한다고도 하며 무병장수의 상징이기도 하다. 코스모스처럼 보이지만 구절초는 생김새가 다르다. 

녹색의 싱그러운 이곳을 거니는 아이들처럼 마음 편한 그런 삶을 살고 싶지만 그게 제일 어렵다. 외부세계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곳을 찾아온 아이들을 보면서 매번 보는 것이 새롭고 신기하고 그냥 놀 수 있었던 그때를 잠시 생각해본다. 

이곳에 노루벌 적십자 생태원이 개원한 것이 4월 5일로 '노루벌 구절초와 반디의 숲 조성 업무 협약'을 체결한 뒤에 3년의 시간을 들여서 자연 체험과 휴식, 치유공간으로 조성이 되었다. 서구에서는 정부 공모사업(개발제한구역 환경·문화사업과 생태계 보전 협력금 반환사업 선정)으로 사업비를 확보해 조성한 것이다. 이곳에 피어난 벚꽃은 대부분 졌지만 이제 녹색의 시간이 코앞으로 다가와서 눈이 편한 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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