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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09. 2021

풍경의 가치

당진 합덕제의 4월 풍광

2018년부터 토지매입 후 조성을 시작한 센터는 2019년부터 건축공사에 착수해 작년 4월에 준공했으며, 작년 5월 본격적 실감 영상체험관 조성사업을 시작해 올해 3월 정식 개관한 합덕제에는 벚꽃과 버들나무가 함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물이라는 중요한 가치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물은 우리가 문명을 지속하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합덕방죽(合德防—) 또는 합덕연지(合德蓮池)로도 알려져 있다. 현재는 농경지로 사용하고 있으며, 저수를 위해 쓰인 제방만 원형대로 길게 남아있는 합덕제는 1989년 4월 20일 대한민국의 충청남도의 기념물 제70호로 지정되었다. 평지로부터 높이 7.8m, 전체 길이 1,771m에 이르는 큰 방죽으로, 저수 면적은 103ha, 그 외에 물을 이용하였던 면적은 726ha에 이르는 규모다. 

합덕제에 축조된 제방은 곡창지대인 합덕 평야를 관개해주었다. 제방의 서쪽 끝부분에 1800년(정조 24년)에 세운 둑의 개수비와 후에 세운 중수비 등이 남아 있다. 

합덕제에 보이는 풍광을 보면서 가장 중요한 것들을 놓치지 않으려면 사랑으로 무장한 통찰이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무엇을 남기려고 이렇게 하루를 아등바등 사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시간은 흘러도 사랑은 남는다. (Tempus fugit, amor manet)

오래전부터 자리했던 합덕제같은 수리 시설의 확충으로 수전 농업이 보급되었으며, 모내기가 널리 행해졌다. 예로부터 치수(治水) 사업은 치국(治國)의 기본으로 합덕 수리박물관은 조선 3대 저수지 중 하나였던 합덕제를 기념하기 위하여 건립되었다. 

버드나무 종류는 봄을 알리는 대표적인 나무로 물을 좋아하여 개울이나 호숫가에 터를 잡기에 합덕제와 같은 호수에서 쉽게 접해볼 수 있다. 가물거리는 아지랑이 사이로 늘어진 버들가지는 이리저리 산들바람에 실려 몸을 비틀며 인생에서의 유연함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산 버들가지 골라 꺾어 임에게 드리오니

주무시는 창가에 심어 두고 보옵소서

밤비 내릴 때 새잎이라도 나거든 날 본 듯 여기소서

- 기녀 홍랑

식물학적으로 말하는 버드나무와 비슷한 나무로는 가지가 아래로 운치 있게 늘어지는 능수버들과 수양버들이 있는데  버들잎에서 아스피린의 주성분인 아세틸살리실산(acetylsalicylic acid) 있어 아스피린을 만들 수 있었다. 

합덕제에서 보낸 시간은 잠시였지만 물의 가치와 자연이 가지는 그 복원력 속에 무언가를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게끔 했다. 버들가지가 실바람에 나부끼듯이 미천한 중생의 작은 소원도 귀 기울여 듣는 보살의 자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듯이 앞의 길을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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