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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03. 2016

관심 중독

추적 60분의 현피 방송

아프리카 TV나 왜곡된 SNS상에서는 주목받기 위해 상식적이지 않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지난달 30일 KBS에서는 현피(현실'의 ‘현’ 자와 인터넷 게임에서 '플레이어를 죽인다(Player Killing)'는 용어 가운데 영문자 ‘P’의 발음 ‘피’를 합쳐 만든 속어)를 방영하였다. 방송의 초반부에는 문제점을 짚어내는가 했더니 중반을 넘어가면서 대체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인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그냥 지금의 문제만 부각하였을 뿐 어떠한 해결 대안도 제시하지 못한 채 마치 주목받기 위해서는 이렇게 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는 식으로 끝맺음을 맺었다. 


건강한 관심 중독은 긍정적인 자기발전이 있어서 좋지만 현피 같은 관심 중독은 사회악에 가깝다. 실제로 그렇게 관심을 받아서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돈을 버는지는 확인이 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만약 그들에게 광고를 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 사업은 불법에 가깝다던가 합법을 가장한 불법적인 것일 가능성이 크다. 


광고란 모델이나 사람의 이미지를 자신의 상품에 덧씌우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돈은 모두 소비자들에게서 나오는 것이다. 기업들이 광고모델 선택에 신중을 기하는 것도 바로 그것 때문이다. 관심을 받기 위해 육식동물에게 살아있는 애완동물을 먹이는 사람이나 가학적인 행동을 하며 주목받는 사람에게 정상적인 광고를 주는 것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다. 


결국 돈이 문제이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넘쳐날수록 사회는 점점 더 왜곡되어 간다. 현실과 가상세계를 혼동한 어떤 남자는 2013년 부산에서 여성을 살해하기도 했다. 자신들은 재미있다고 하지만 폭력적이고 엽기적이며 가학적인 영상을 양산해 내는 사람들을 주목하는 것은 또한 그들과 비슷한 사람들일 가능성이 크다. 현실에서는 팍팍한 삶을 그들을 통해 대리만족을 하며 잠시 현실 탈피를 하는 셈이다. 


그들에게 광고를 주는 업체나 사람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지불하는 돈은 결국 피해자를 양산하는데 간접적인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런 SNS에 올라가는 광고들을 보면 불법에 가까운 대출, 불법 게임, 증권 선전지, 다단계 사업 같은 것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쪽에서는 돈을 벌기 위해 관심 중독을 일으키면서 피해자를 양산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그 광고를 보고 금전적인 피해를 입는 사람들을 양산한다. 


추적 60분은 KBS가 방송 끝에 항상 삽입하는 문구처럼 시청자가 내는 시청료로 만들어지는 방송이다. 그릇된 관심 중독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제대로 짚어내고 그 문제를 행정적으로 혹은 사법적으로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어야 옳다. 


적당한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중독의 수준으로 가면 문제가 생기는 것들이 있다. 그리고 그런 행동이 돈과 연결될 때 더 큰 사회문제로 비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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