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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24. 2021

백운산(白雲山)

늘 맑음으로만 될 수 있을까.

불교에서 여시는 모든 현상의 있는 그대로의 참모습, 분별을 떠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뜻하는데 일상에서 밥을 먹고 부처님의 생각과 행동을 하는 것을 맑음이라고 한다. 맑음이라고 하는 것은 걱정 없는 시간을 만드는 것과 맥락이 닿아 있다. 생각이 날 때마다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고 맑음에 두고자 노력하는 것은 번거로운 일이 오가는 것을 그냥 지나치는 것이다. 

백운산의 건너편에 자리한 고심사에는 가본 적이 있었는데 양덕3리 방면을 넘어 용운사에는 이번이 처음이다. 백운산은 삼성면 소재인 덕정리의 서쪽 약 4㎞ 지점인 용성리 서쪽에서 상곡리와 경기도 안성시와 도계를 이루고 있는 경계에 있다. 낮은 산이어도 백운산은 제1봉과 제2봉으로 나뉘어 있고 응달 절터와 양달 절터도 있다. 

이번에는 용운사라는 사찰로 가본다. 백운산을 산행하는 분들이라면 백운산 제1봉을 거쳐서 양달 절터를 안고 돌아서 양덕3리 방면으로 가다가 용운사로 내려오는 길이 무난한 코스다. 

꽃이 핀다는 것은 갖은 시련을 이겨낸 강인함과 꽃망울을 터트리기 위한 준비된 시간을 이야기한다고 한다. 마음 쉴 줄 모르는 이때에 고요한 곳은 도움이 되어준다. 하얀 구름이 내려앉았다는 백운산의 대표적인 사찰은 고심사이지만 용운사도 오래된 느낌은 없지만 한적해서 좋다. 

봄이 깊어질수록 도량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지만 코로나 19에 작년과 올해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화단에 핀 철쭉이나 영산홍이 사람들을 미소 짓게 하고 단청 조촐한 대웅전이 맞이해준다. 

수행의 경지에 들어가려면 깊은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고 하는데 참을성 있는 마음, 부드러운 마음, 고요한 마음, 정직한 마음, 넓은 마음, 큰마음 등인데 쉽지 않은 수행이지만 요즘 같은 때에는 정말 필요한 마음이다. 

백운산 자락의 음성 용운사에서 내려다보면 고속도로의 음성휴게소의 통영방향과 하남방향이 동시에 보인다. 멀리까지 보면 삼성면 행정복지센터가 있는 곳까지 보인다. 

용운사에도 봄의 전령사인 철쭉이 피어 있다. 삭막했던 겨울을 지나면 높은 산꼭대기의 풍경을 화사함으로 바꾸어주는 봄꽃의 대표 자리에 언제나 철쭉이 있다. 철쭉은 이름 역시 꽃이 너무 아름다워 지나가던 나그네가 자꾸 걸음을 멈추었다 하여 철쭉을 나타내는 ‘척(躑)’에 머뭇거릴 ‘촉(躅)’을 썼다고 한다. 꽃도 다섯 장의 꽃잎이 살짝 주름이 잡혀 있으며, 아래가 서로 붙어 있어 전체적으로는 깔때기 모양이 철쭉의 특징이다. 

용운사를 지나서 내려오면 철쭉이 피어 있는 마을 분위기를 느끼면서 돌아볼 수 있다. 오래된 고목들도 즐비한 이곳은 백운산의 기운을 받고 있는 마을이다. 백운산을 이 지역 주민들이 '배비랑산' 또는 '배구랑산'이라고도 부르고 있다고 한다. 일명 높은 골짜기의 산이라는 의미인데 백운산이라는 이름이 좋은 이름인 만큼 전국 각지에 백운산이라는 이름을 전국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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