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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24. 2021

여정의 시작

구드레 강에서만나는 꽃들로의 여정

영화 저스티스 리그 2021에서 Distant sky라는 노래가 나오는데 음악이 가볍지 않으면서도 무겁지 않고 서정적이다. 그리고 가사 중에 머나먼 하늘로의 여정을 시작한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사람의 여정과 닮아 있었다. 과거에 구드레나루터에서 여정을 떠났던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매일매일 솟아오르는 태양을 보면서 별을 이정표로 삼아서 지금보다는 훨씬 더 긴 여정을 떠났을 것이다. 

이곳은 몇 년간 백제시대의 유물을 발굴을 위해 일반인들의 접근이 되지 않던 곳이었는데 올해에는 발굴을 모두 끝내고 구드래조각공원과 연계해서 공원의 산책로로 조성을 해두었다. 구드래조각공원의 영역이 더 넓어지고 있다. 발굴이 끝나고 나서 위에 공원이 조성된 곳이라서 그런지 공간에 여유가 있어 보인다. 

근처에서 식사를 하고 잠시 배를 가볍게 할 겸 주변을 산책해보았다. 구름 한 점 없는 날로 파란 하늘을 그대로 바라볼 수 있었다. 여기저기 울타리를 쳐놓은 곳에서는 아직도 땅속 깊이 잠자고 있는 천년 백제 문화재 발굴 작업이 진행 중인 것을 보면 잠들어 있는 백제의 문화재가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다. 

백제 의자왕 때에 나당 연합군에 의해서 백제가 함락당하자 적의 손에 유린을 당하느니 차라리 죽음을 선택하여 백마강에 몸을 던졌다는 사람들의 넋이 저 백마강에 있다. 백마강을 중심으로 강가에는 계절을 느낄 수 있게 하려는 듯 꽃을 화단에 심어두었다. 

배를 타고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날이 좋아서 기분전환이 되던 날이었다. 이곳에서는 항상 황포돛배가 낙화암 등을 이어가는 강가의 풍광을 볼 수 있다. 

이곳은 꽃밭이 조성되어 있는 구드레나루터의 중심 공간에서 걸어보면서 백마강을 마음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 코로나 19에 위축되었던 작년 가을 구드래에는 백제문화제를 취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드라이브 스루 관광객은 더 몰려드는 기현상이 있기도 했다. 

백마강 국가정원 조성사업은 군수지구에서 왕포지구에 이르는 130ha의 넓은 하천구역에 주제별 정원조성, 생태습지, 경관시설 확충보완, 초화류 식재, 산책로 등을 조성하며 2021년부터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장기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백제 옛 물길 회복사업, 힐링생태관광 클러스터 조성사업, 스마트 문화재생 사업은 결국 백제를 재조명하는 것이다. 

사자하(四泚河)·백강(白江)·마강(馬江)이라고도 부르는 백마강으로 어서 오길 기다리면서 꽃밭을 만들어두었다. 백제의 제일 큰 강이라는 백마강은 부여를 향한 지류를 특정하기도 하는데 넓은 강변의 구드레에는 꽃향기가 가득했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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