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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10. 2016

강경이 가진 맛의 매력

복어, 우여, 젓갈, 역사

강경에 왜 복어요리가 인기일까. 보통 강경하면 젓갈만 생각하지 다른 음식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강경은 예로부터 2대 포구로 꼽힐 만큼 상당한 규모를 자랑하는 교역의 장소였다. 조선왕실이 맥이 끊기고 일제시대에 접어들면서 군산이 물류의 중심지로 탈바꿈하였다. 점차로 강경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다가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던 해상물류도 금강하구둑 건설로 인해 완전히 옛날의 영화로만 남고 지금은 금강줄기만이 강경의 중심을 지나갈 뿐이다. 


그래도 옛날 해상무역으로 한가닥(?) 했던 그 흔적이 남아 있어서 전국 젓갈 생산지중 세 손가락 안에 들고 별미라고 불리는 우여회와 복어는 지금도 강경의 맛으로 꼽힌다. 강경은 근대역사에서 의미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기독교 한국침례회 국내 최초 예배지가 있는 곳이면서 강경 옥녀봉 부근에는 지금은 철거되었지만 일제 지배 당시 두 번째로 일본 신사가 만들어진 곳이기도 하다. 


강경도 이제 벚꽃이 대부분 떨어져서 봄이 지나가고 있음을 자연스럽게 알려주고 있다. 벚꽃이 질 때 떨어지는 벚꽃임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눈이 내리는 듯한 느낌도 든다. 아직도 벚꽃은 일본 색채가 많은 그런 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벚나무는 한국에도 자생했던 흔한 나무로 일본이라고 규정짓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벚꽃을 종종 일본의 무사인 사무라이를 상징하는 것으로 그렸던 것은 사실이다. 

필자에게 강경의 3味를 꼽으라면 젓갈과 우여회, 복어를 꼽을 듯하다. 강경의 음식들의 특징을 보면 복어를 제외하고 메인 요리로 취급되는 재료보다 다른 요리를 빛내 주는 재료에 가깝다는 것이다. 물론 강경젓갈만으로 젓갈정식을 내놓는 음식점들이 강경에 여러 곳 있지만 자주 먹기에는 무언가 아쉽다. 한정식이나 다른 요리를 먹으면서 곁가지 음식으로 먹으면 괜찮은데 메인으로만 먹기에는 2% 부족한 느낌이 든다. 


우여회 역시 4, 5월이 제철로 산란을 위해 금강으로 왔다가 잡히는 생선 웅어 혹은 우여를 가지고 만든다. 산란기가 되면 민물로 올라와 같대 밭 사이에 알을 낳는데  이때 잡은 우여를 손질하여 음식으로 만든다. 특히 향을 돋우기 위해 넣은 미나리와 함께 먹으면 고소하고 향긋한 맛이 제격이다. 우여회는 음식이긴 하지만 술안주로 더 인기가 있다. 


강경에서 제일 유명한 음식은 바로 젓갈이다. 김치 좀 담가봤다는 사람 치고 강경으로 가서 젓갈을 한 번쯤 구매해보지 않은 사람이 드물다. 젓갈은 다른 음식을 더 맛있게 만들어주는 그런 조연 같은 존재이다. 강경의 젓갈 중 가장 많이 팔리는 것은 역시 새우젓이고 그 외에도 낙지젓, 꼴뚜기젓, 조개젓, 밴댕이젓, 명란젓, 토하젓, 창난젓 등도 많이 팔린다고 한다. 


원래 강경에서 유명한 복요리는 황복을 이용한 요리였다. 그러나 서천군과 군산시를 잇는 인위적인 금강하구둑으로 인해 20년간 바다로 나가는 물길이 막히면서 황복이 멸종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은 황복 대신에 다른 복어를 이용해 요리를 한다고 한다. 

강경에는 복어를 요리하는 음식점이 적지 않다. 강경의 복탕은 새우나 황태 등으로 우려낸 다음 살짝 된장을 풀어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여기에 상당한 양의 야채를 넣어서 끓여내는데 그 시원함이 일품이다. 1인분에 복어 반마리 정도가 들어가는데 부드러운 복어가 먹기 좋게 잘 발라져 있어서 먹기가 어렵지 않다. 


복어는 간의 해독작용을 돕고 아세트알데히드 같은 숙취의 원인을 제거하기 때문에 숙취해소 음식으로도 애주가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다. 푸짐한 복어살이 뚝배기에 가득 담겨 있다. 처음에는 야채가 생생하여 아삭아삭한 느낌이 들더니 조금 먹으니 야채가 육수를 잔뜩 머금어서 그 진득하기가 매운탕 못지않다. 논산에서 부여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어서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강경이지만  음식만큼은 제대로 된 고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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