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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15. 2016

여주의 쌀밥과 도자기

여주를 탐하고 바라보다. 

지리적으로 경기도보다 강원도 쪽에 가까운 위치에 자리한 여주의 밥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맛이 좋은 것은 쌀이다. 즉 밥을 빼고 여주를 이야기하기는 힘들다. 한국에서 유독 쌀맛 좋기로 유명한 곳이 있다. 경기도의 이천과 여주가 쌍벽을 이루고 있는데 여기에 서해안이나 전라남도의 쌀들이 바짝 뒤를 쫓고 있다. 지금 현생인류가 먹는 쌀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가 된다. 우리가 주식으로 삼는 일본형을 비롯하여 필리핀 등지에서 먹어볼 수 있는 쌀은 인도형, 인도형과 비슷한 자바형이 있다. 


여주에는 쌀이 좋기 때문인지 그 쌀로 지은 밥은 맛이 좋다. 밥이 맛이 있으면 모든 찬이 맛이 있다. 요즘 밥통이 잘 나오는 덕분인지 반찬투정을 하는 사람은 있어도 밥투정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여주의 음식점들을 가보면 밥을 짓는 데에 도가 터서 그런지 대부분 밥맛이 좋다. 밥에서 중요한 것은 물의 양으로 압력솥, 무쇠솥, 옹기 솥, 냄비 순으로 많이 한다. 밥은 정성이 들어갈수록 맛이 좋다. 

이런 돌솥밥에 지어먹는 밥도 꽤 맛이 좋다. 밥을 지을 때는 당연히 묵은쌀보다 햅쌀이 맛이 좋다. 쌀에는 다양한 휘발성 성분이 있는데 밥을 지으면 지역마다 다른 독특한 향이 나는데 묵은쌀로 지은 밥은 휘발성 성분을 이루는 지방산이 분해되기 때문에 맛이 떨어진다. 

밥을 맛있게 짓기 위해서는 가마솥을 이용하는 것을 최고로 친다. 가마솥은 보통 두터운 쇠로 둘러싸여 있는데 위에 무거운 뚜껑은 증기가 밖으로 나가는 것을 막고 수증기의 압력을 높여 밥을 잘 익게 만들어준다. 가마솥의 아래쪽에 오목한 부분이 화덕의 중심부에 들어가기 때문에 열이 전체적으로 고루고루 전달이 된다. 이렇게 잘 지어진 밥은 요즘 찾아보기 힘든 놋그릇에 담아 먹으면 가장 궁합이 좋다. 놋그릇은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온도를 유지해준다. 다 먹은 후에 남은 누룽지를 이렇게 끓여서 먹어도 구수하니 맛이 좋다. 

여주에서 유명한 쌀밥을 한 그릇 한 후에는 여주에서 가장 유명한 도자기를 구경하러 가는 것도 추천할만하다. 여주는 제28회 여주 도자기 축제를 4월 30일부터 5월 22일까지 여주시 도자세상 일대에서 연다. 여주 도자세상은 아트샵, 리빙샵뿐만이 아니라 이쁘고 다양한 도자기들이 있는 쇼핑몰이 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국내의 다양한 도자기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등 도자 유통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도자세상이 있는 이곳에는 작은 미술관이 하나 자리하고 있는데 이곳 반달미술관에서는 연중 다양한 기획 행사가 열리고 있다. 연중 상시 운영하며 매년 1월 1일과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에 휴관한다. 이용시간은 하절기 10:00 ~ 19:00, 동절기 09:30 ~ 18:00 에 찾아가서 감상할 수 있다. 대부분의 기획전이 무료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찾아볼 수 있다. 

도자기는 도기와 자기를 합쳐서 이르는 말이다. 인류가 처음 토기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서기 6,000년경으로 알려져 있다. 토기도 불에 구워서 만들어 내지만 대부분 낮은 온도에서 구워내며 대부분 가마 없이 구워냈다. 추후 가마가 만들어지면서 자기로 진화하였는데 가장 많이 알려진 자기로는 청자와 백자가 있다.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도자기도 있지만 이렇게 작품으로 만들어지는 도자기도 있다. 


여주에 가면 질 좋은 도자기 제품들을 비싸지 않은 가격에 구입해볼 수 있다. 실제 가서 보니 품질도 좋고 색감도 좋은 도자기들이 적지 않게 판매대에 올려져 있었다. 주부들의 경우 이런 도자기 제품들을 한 세트 혹은 여러 세트씩 가지는 것을 원한다. 이쁜 그릇에 담긴 반찬이 먹음직스러워 보이고 이쁜 그릇에 담긴 막 지은 밥이 더 맛 좋은 법이다. 


여주 도자기의 역사는 고려 초기부터 시작되었다는 기록이 1999년 국립중앙박물관 여주지역 2차 발굴조사과정에서 밝혀졌다고 한다. 여주에는 싸리산이 있는데 그곳에는 도자기의 원료인 고령토와 백 토층이 출토된 흔적이 남아 있다. 식수원으로 사용되는 만큼 깨끗한 남한강 수계와 질 좋은 도자기를 만들기 위한 재료가 있는 여주는 도자기의 고장이라고 명명해도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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