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는 이유

일산이수정(禮山一山二水亭)에서의 순간

아기들이 말을 배우는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언어를 학습할 때 있어서 공부하지 않고 흡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아기는 어릴 때의 과정이 가장 중요한데 부모 중 특히 엄마의 말이 중요하다. 세상을 이해하고 뇌의 용량을 늘려가면서 바람직한 과정을 밟게 되는 것이다. 어릴 때의 결핍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치명적인 결함을 만들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잘못 설계된 뇌의 일부를 절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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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회에서는 인생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을 배우는 것보다 남들보다 나아지기 위한 것을 배운다. 배우는 이유를 어디에 목적을 두어야 할 것인가. 예산의 달천(達川)과 청양군 운곡면에서 흐르는 죽천천이 만나 예당저수지로 흘러들어 가는 지점의 작은 동산 위에 세워진 건물 주위의 지형지세를 보고 ‘일산이수정(一山二水亭)’이라고 지은 곳을 찾아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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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스콜라 철학은 '이견의 여지와 없는 명확한 진리로서의 철학'이라는 의미였는다고 한다. 스콜라 철학은 12세기 중기에 발견된 논리학에 이어 아라비아어로부터의 번역으로 자연학이, 그리스어로부터의 번역으로 형이상학이 들어와 파리에서 읽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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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것을 배우더라도 지금의 사람의 사회가 이해가 되지 않기도 한다. 디쉬무스는 배우다라는 의미의 동사 디스코(disco)가 원형이다. 세네카는 "학교를 위해서가 아니라 인생을 위해서 배운다"라는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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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 경에는 국문 강습소가 개설되었고, 1923년에는 현 신양초등학교의 전신(前身)인 신양 공립 보통학교 개교 시에는 창립 교사(校舍)로 활용되기도 했던 이수정은 비가 오는 날에는 더욱더 조용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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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복잡할 때 가끔씩 주역을 보곤 하는데 일산이수정의 글자 안에는 우주 만유의 원리가 숨어 있다. 산은 양이요, 남성이요, 화기의 수직 관리다. 물은 은이요, 여성이며 수기의 수평 관리이다. 이 둘이 균형을 이루어 수직적 수평인 공전적 자전의 만유인력 법칙이 완성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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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치는 법을 예서를 쓰는 법에 비겨서 말하기도 했던 추사 김정희는 유배지에서 풀려났을 때 이곳에서 머문 적이 있다. 그의 서화관은 가슴속에 청고고아(淸高古雅: 맑고 고결하며 예스럽고 아담하다)한 뜻이 있어야 한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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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회에서 고결하고 예스럽게 산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자연에 순응하면서 살아가는 것외에 자극적인 정보나 물질적인 것이 부족했던 때와 달리 지금은 너무나 많은 자극적인 것들이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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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일산이수정에서 내려와서 논둑을 걸어보았다. 비가 와서 그런지 날이 조금 춥게 느껴진다. 어찌보면 옛 말처럼 "강을 건너고 나면 배는 강에 두고 가야 한다(Postquam nave flumen transit, navis relinquenda est in flumine)"라는 말을 잊고 사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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