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덴티티 (Identity)

유학자의 아이덴티티가 있는 논산 염술재

보통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대로 자신의 몸을 움직이고 생활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에게 부여된 특성이나 본질을 아이덴티티라고 많이 부르는데 에릭슨(Erickson, E. H.) 자아 심리학과 올포트(Allport, C. W.) 인격 심리학 등에서 사용한 용어이기도 하다. 보이지 않는 것이기에 많은 영화에서 차용되기도 했으며 제임스 맥어보이 주연의 23 아이덴티티에서는 무려 23개의 자아가 있다고 그려졌다. 현실에서도 그렇지만 역사 속에서 특별한 아이덴티티를 가진 사람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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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의 연산면에 가면 유학자의 아이덴티티를 이어받은 논산 염술재라는 곳이 있다. 논산시 연산면에 있는 재실로 예학 대가인 사계 김장생의 5 세손 김진망을 기리기 위해 지어진 곳으로 남아있는 건물의 배치는 솟을삼문을 들어서면 정면에 정면4칸, 측면2칸 홑처마 팔작지붕 집의 염술재가 위치하며 그 오른쪽에 고직사가 서쪽으로 배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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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 속에 여러 아이덴티티가 있을 수 있지만 보통은 그 경계가 모호하다. 그렇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 경계가 명확해지기도 한다. 긍정적인 결과를 낳기도 하지만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하나의 자아가 추구하는 바가 클 경우 다른 정신은 억눌리기도 한다. 정신적인 것을 추구하는 유학자들은 그래서 자연과 어울리고 때로는 도학이나 정신적인 활동을 통해 그 압박에서 벗어나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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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술재에 모셔진 김진망 역시 용담현령과 남원진관병마절제도위등을 거쳤으며 이조판서를 증직받았지만 사계 김장생이나 할아버지이인 김익희에 비하면 알려진 것이 많지가 않다. 염술재의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오른편의 가옥의 공간으로 들어가면 된다. 기단위에 지어진 염술재는 일반 고택과 다르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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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에 잠시 올라가서 대청에 앉아 아이덴티티에 대한 생각을 해보았다. 최근 제어되지 않은 아이덴티티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의지와 상관없이 목적의식이 매우 강한 아이덴티티가 내면에 만들어져 있을 수 있다. 그럴 때 내면에 충돌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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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술재에 모셔진 김진망의 묘소는 멀지 않은 연산면 임리 구산에 있으며 그 묘의 남쪽인 이곳에 염술재가 있다. 생각할 념(念)에 말하다 혹은 짓다라는 술(述)의 염술재는 생각을 짓는다는 의미로 해석이 될 수 있다. 생각해보니 생각을 짓는 일이 의도한 것보다 얼마나 쉽지 않은지 알 수 있다. 생각을 짓는 것이 결국 자아를 만드는 것이며 그것이 곧 아이덴티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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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부쩍 더워졌다. 이때쯤부터 농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는데 농산물이 잘 자라기 때문이기도 하다. 옛사람들은 곧 오는 절기 소만에 봉숭아를 물들였다. 옛날에는 소녀들이 이쁘게 하려고 했던 것인데 원래 오행설에 붉은색이 귀신을 물리친다는 데에서 유래하였다고 핟다. 생각을 짓는다는 좋은 이름의 염술재에서 잠시 생각을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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